"FA인데, 후배 돈 많이 벌게"…100억 선배 덕분? '41홈런·130타점 '페이스 실화인가

김민경 기자 2024. 4. 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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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C 다이노스 김성욱은 홈런 6개로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 ⓒ곽혜미 기자
▲ NC 다이노스 박건우는 올해 5번타자로 활약하면서 후배 김성욱이 더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더 자주 출루하겠다고 다짐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창원, 김민경 기자] "(김)성욱이 FA잖아요. 후배 돈 많이 벌게 해 주는 거니까. 나는 밥상만 잘 차리려고요."

NC 다이노스 외야수 박건우(34)는 2021년 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자격을 얻어 대박을 터트렸다. NC와 6년 100억원에 계약하면서 성공 사례로 이름을 올렸다. NC는 박건우를 국내 최고 우타자로 평가하며 큰돈을 썼다. 박건우는 18일 현재 통산 타율 0.326(4068타수 1328안타)로 역대 3위, 현역으로는 역대 1위에 올라 있다. 올해는 조금 낯선 5번 타순에 고정돼 출전하고 있는데, 타율 0.347(72타수 25안타), OPS 0.912로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박건우는 지금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면서도 요즘은 바로 뒤에서 장타력을 뽐내고 있는 김성욱(31)을 믿고 타석에 서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욱은 주로 6번 또는 7번 타자로 나서면서 NC 타선에 불을 붙이는 임무를 맡고 있다. 홈런은 6개로 리그 공동 5위에 올라 있는데, 팀 내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은 19개로 공동 4위에 올라 있다. 김성욱은 지금 페이스로 144경기를 다 뛴다고 가정하면 41홈런, 130타점을 올릴 수 있다. 김성욱의 한 시즌 최다 홈런과 타점 기록은 2016년에 멈춰 있다. 그해 15홈런 51타점을 기록했는데, 지난 7년 동안 자신을 뛰어넘은 적이 없다. 올해는 자신의 한계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김성욱은 올 시즌을 마치면 생애 첫 FA 자격을 얻는다. 진흥고를 졸업하고 2012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32순위로 NC에 지명된 창단 멤버다. 일발 장타력을 갖추고도 타율이 늘 2할 초,중반대에 머물러 있어 붙박이 주전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면서 FA 자격을 갖추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박건우는 요즘 타석에 설 때면 김성욱을 믿고 편하게 친다고 했다. 그는 "성욱이는 FA고, 후배 돈 많이 벌게 해 주는 것이다. 나는 밥상만 잘 차리면 된다. (손)아섭이 형하고 (박)민우는 정말 잘 치는 타자들이니까. 그 선수들이 있었을 때는 오히려 주자가 많이 깔려서 나한테 타점 기회가 많아서 작년에 타점을 많이 기록했다. 올해는 조금 임무가 바뀌었다. 나도 조금 출루를 많이 해서 성욱이가 또 타점을 많이 올리고 있다"고 답하며 웃었다.

김성욱은 17일 창원 한화 이글스전에서 또 한번 홈런포를 가동하면서 주가를 올렸다. 개인 통산 100승에 도전하던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친 역전 홈런이라 더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0-2로 뒤진 4회말 서호철이 류현진의 체인지업이 낮게 떨어지는 것을 콘택트해 우중간 안타로 만들었고, 1사 2루에서는 권희동이 볼넷을 얻어 류현진을 압박했다. 2사 1, 2루에서는 김성욱이 좌중월 3점포를 터트리면서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류현진의 100승 도전이 사실상 힘들어진 순간이었다.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높게 들어간 커터가 김성욱의 방망이에 걸렸다. 김성욱의 시즌 6호포이자 류현진의 국내 복귀 후 첫 피홈런이었다. 덕분에 NC는 팀 3안타 3개에 그친 경기에서 4-3으로 신승하면서 2연패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류현진은 이날 김성욱에게 홈런 하나를 허용한 것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펼치고 있었다. 7이닝 98구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8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김성욱이 류현진의 실투를 놓쳤다면 류현진이 100승을 달성하며 웃었겠지만, 김성욱은 요즘 실투 하나를 놓치지 않을 만큼 감이 좋다.

▲ 현재 NC 다이노스에서 가장 장타를 잘 생산하는 김성욱 ⓒ곽혜미 기자
▲ NC 다이노스 김성욱 ⓒ곽혜미 기자

김성욱은 "일단 류현진 선배에게 홈런을 쳤다고 해서 딱히 막 좋다 안 좋다 그런 것보다는 일단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역전 홈런을 쳤다는 것에 제일 크게 기뻤던 것 같다. 일단 첫 타석에 계속 바깥쪽에 체인지업을 많이 던지셔서 확실히 일단 제구력이 좋다고 많이 느꼈다. 그래서 내가 조금 놀아날 수 있다는 느낌을 조금 받아서 실투 하나는 오겠지라는 생각을 조금 갖고 있었는데 마침 공 하나가 조금 실투로 왔던 것을 내가 안 놓치고 쳤던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선수들이 어떻게 공이 날아오는지 공유하면서 체인지업, 직구는 어떻게 대처하고 이런 쪽에 조금 포커스를 맞췄던 것 같다. 확실히 이게 헷갈린다고 해야 하나. 스트라이크랑 볼의 경계선이 조금 진짜 헷갈렸던 것 같다. 초구는 스트라이크가 되고 2구는 분명히 나는 똑같이 온다고 느끼는데 태블릿으로 보면 공 하나 정도는 빠져 있더라. 확실히 제구가 좋으신 분이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TV로만 보던 대선배와 맞대결에 설렘이 가득했는데, 타석에서 직접 지켜보니 왜 최고였는지 알겠다는 반응이었다.

박건우와 김성욱의 궁합은 이날만큼은 썩 좋지 않았다. 박건우는 류현진과 7회말 3번째 맞대결에서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처음 출루했는데, 김성욱이 투수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3-2에서 더 달아날 기회를 놓쳤다. 그래도 시즌 내내 박건우와 김성욱이 5, 6번 타순에서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서로 최상의 결과를 얻을 전망이다.

김성욱은 올해 홈런 페이스가 좋은 것과 관련해서는 "겨울부터 준비해 왔던 게 지금 결과로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아서 만족감을 조금 느끼고 있다. 일단 미국 넘어가서 스프링캠프 때 코치님하고 많이 이야기하고, 심리적으로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조금 조언을 듣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계속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그저 아프지 않고 평범하게 한 시즌을 완주하는 것만 바라보고 있다. 김성욱은 "올 시즌은 잘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일단 평범하게 한 시즌을 끝내는 게 최우선 목표다. 엄청 잘하려는 선수가 되는 것보다는 한 시즌을 풀로 그냥 평범하게, 조금만 다치지 않고 경기에 나갈 수 있으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느낀다. 평범하게 계속 남은 시즌을 치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 NC 다이노스 김성욱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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