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나가고, 김도영 불러들이고… 궁합이 맞아간다, KIA 테이블세터 명가 이어 가나

김태우 기자 2024. 4. 1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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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감도 타율을 유지하며 팀 공격의 첨병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박찬호 ⓒKIA타이거즈
▲ 4월 들어 엄청난 타격감을 선보이며 강한 2번으로서의 진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김도영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허리에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더 확실하게 치료를 하라는 차원에서 2군에 내려간 박찬호(29·KIA)는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를 앞두고 1군에 합류했다. 위치는 원래 그대로였다. 약간의 적응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겠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박찬호를 1번 유격수로 재투입했다.

공백이 그렇게 길지 않았던 데다 퓨처스리그에서 실전도 한 경기 소화했고, 이날 상대 선발인 로에니스 엘리아스를 상대로도 좋은 그림이 있었던 만큼 1번으로 투입하지 않을 이유가 딱히 없다는 게 이 감독의 생각이었다. 박찬호는 올 시즌 팀의 리드오프를 맡아 고감도 타격을 유지하며 팀 타선의 활로를 열어왔다. 이 감독은 그 박찬호의 짝으로 역시 익숙한 김도영(21·KIA)을 낙점했다. 최근 홈런포를 연일 가동하며 컨디션이 좋던 상황이었다.

두 선수는 올해 KIA의 전력에서 꽤 많이 붙어있는 콤비다. 박찬호는 유격수, 김도영은 3루수다. 바로 옆에서 수비를 한다. 두 선수의 플레이스타일은 사뭇 다르지만 모두 뛸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올해는 타순도 붙었다. 당초 이 감독은 박찬호-최원준-김도영의 1~3번 타순을 구상했으나 최원준의 방망이가 시즌 초반 부진하자 이 구상을 수정해 김도영을 2번으로 투입하고 있다. 그간 꾸준히 좋은 테이블세터를 구축해왔던 KIA가 새로운 콤비를 들고 나온 것이다.

17일 경기에서 두 선수의 조합은 대단한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박찬호는 그간의 공백이 무색하게 2타수 1안타 3볼넷 3득점을 기록했다. 총 네 차례 출루하며 활발하게 기회를 열었다. 그런 박찬호를 불러들인 선수는 김도영이었다. 이날 홈런 두 방을 포함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4득점 맹활약으로 팀 11-3 승리의 주역이 됐다. 7회와 9회 모두 박찬호가 볼넷으로 나간 뒤 김도영이 홈런을 때리는 공식이 이어졌다.

박찬호는 시즌 12경기에서 타율 0.370, 출루율 0.431, OPS(출루율+장타율) 0.844를 기록 중이다. 여기에 4개의 도루를 더했다. 김도영의 초반 페이스도 대단하다. 20경기에서 타율 0.302, 7홈런, 17타점, 8도루, OPS 0.930을 기록 중이다. 3할에 장타까지 좋고 여기에 나가면 뛴다.

박찬호가 지금의 출루율, 그리고 김도영이 지금의 전반적인 타격 성적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잘 조합하면 어마어마한 시너지 효과가 많이 날 수 있는 구조다. 박찬호가 출루하면 상대 투수는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직면한다. 주자도 신경을 써야 하는데, 타자도 까다롭다. 김도영의 안타는 높은 확률로 박찬호의 추가 진루를 의미한다. 김도영의 공격력이 강해질수록 이론적으로는 변화구 구사 비율이 높아질 수 있어 주자 박찬호에게는 이득이다. 타고난 스피드도 있지만 스타트 센스가 리그 최고인 박찬호에게는 빈틈이 많이 보이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다만 서로의 장점을 더 살리기 위해서는 궁합을 더 맞춰가야 한다. 김도영은 박찬호가 어느 타이밍에 뛸지 생각해야 하고, 반대로 박찬호는 김도영이 어느 타이밍에 방망이가 잘 나오는지 서로 잘 알고 있어야 원활한 흐름이 가능하다. 엇박자가 나면 서로 야구가 안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 박찬호와 김도영이 서로에 조금씩 더 적응할 수 있다면 KIA 테이블세터의 파괴력은 더 강해질 수 있다 ⓒKIA타이거즈

처음에는 어색한 부분도 있었다. 특히 김도영 쪽에서 감이 잘 안 잡혔다. 김도영은 17일 경기 후 “일단 찬호형이 1루에 나갔을 때, 찬호형이 스타트를 끊으면 나도 모르게 타격이 나간다. 확실히 신경이 쓰이기는 한다”고 인정했다. 이게 잘 맞아 떨어지면 자동 런앤히트로 추가 진루를 얻어내거나 수비 위치의 변화로 안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파울이나 범타가 되면 오히려 스타트가 좋은 주자가 손해를 볼 수 있다.

김도영으로서는 박찬호든 최원준이든 빠른 주자가 앞에 있을 가능성이 있으니 상황에 맞는 타격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지금도 그렇다. 김도영은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도루를 하면 신경이 쓰이기는 하는데 그래도 오늘(17일) 같은 경우는 그게 좋은 작용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1회 상황에서 박찬호가 스타트를 끊었을 때 김도영이 무리하지 않고 결대로 밀어쳐 우중간에 안타를 만들어냈고, 박찬호는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김도영은 “찬호형이 있을 때는 조금 더 생각을 하고 타석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계속 좋은 방법을 찾아갈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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