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금리 인하 가능성 ‘K.O’ [머니인사이트]

2024. 4. 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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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인사이트]


미국 경기는 여전히 뜨겁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Now 모델에 따르면 미국의 1분기 경제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연율 2% 중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23년 3분기(4.9%) 및 4분기(3.4%)보다는 둔화됐지만 전 세계 경제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2% 중반의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대단하다.

미국의 경기가 견고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채권 투자자에게는 부정적이다. 미국의 경기가 견고한 모습을 보일수록 Fed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후퇴하기 때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아직 나오지 않은 Fed의 시그널 

더욱이 연초 이후 발표된 2024년 1~2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각각 3.1% 및 3.2%로 높게 발표되자 투자자들은 Fed가 생각보다 금리인하 시점을 미루고 2024년 금리인하 횟수도 작년 12월 FOMC 점도표(총 19명 Fed 위원들이 생각하고 있는 해당 연도 말의 금리 전망으로 중간값인 10번째 금리를 Fed의 공식적인 금리 전망으로 판단)에서 전망했던 것과 달리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하지만 3개월 만에 새롭게 발표된 3월 FOMC 점도표에서 Fed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2024년 내 3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단 연내 동결, 1차례 인하 그리고 2차례 인하를 전망한 Fed 위원들이 총 9명이다. 만약 인하 3회 혹은 4회 금리인하를 전망한 위원 중 한 명이라도 금리인하 전망을 축소한다면 Fed의 공식적인 연내 금리인하 전망은 2차례로 축소될 수 있는 위험이 남아 있다.)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Fed가 3차례 인하 전망을 유지한 것에 안도했다. 더욱이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고용시장은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할 수 있다는 시장 일부의 우려를 언급하며 주의 깊게 관찰하고 있으며 ‘예상치 못한 고용시장 위축(unexpected weakening of the labor market)’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파월 의장은 고용시장이 위축되지 않더라도 물가가 안정된다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고 발언했다.

Fed의 두 가지 책무는 ‘최대 고용’과 ‘물가안정’인데 고용시장이 견고한 모습을 보여도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다는 금리인하에 대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듯한 발언으로 금융시장은 Fed가 6월이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금융시장은 6월 FOMC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Fed가 데이터를 보고 결정한다고 언급한 만큼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 그중에서도 고용지표와 물가지표가 중요하다. 6월 FOMC 전까지 각각 3차례씩 발표될 예정이다.

물론 금리인하 시그널 없이 갑작스럽게 인하를 단행할 수도 있지만 경기침체로 갑작스럽게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게 아니라면 Fed는 인하에 앞서 시그널을 보낼 것이다. 앞서 Fed는 2019년 7월 미·중 무역분쟁으로 보험성 금리인하를 단행하기에 앞서 그 전달 FOMC 성명서에서 ‘향후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인내심을 갖겠다’는 문구를 삭제하면서 실질적으로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했다.

6월 인하가 단행되려면 5월 FOMC에서는 차기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이를 고려하면 4월에 발표될 3월 고용지표와 소비자물가가 둔화되어야 Fed가 5월 FOMC에서 6월에 인하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낼 수 있다.


 고용과 물가, 사라진 상반기 인하 기대

3월 고용지표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매우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3월 비농업부문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증가하면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했다.

산업별로도 소매, 운송, 전문 서비스는 전달보다 고용자 수 증가는 둔화됐지만 여전히 모든 산업 부문에서 고용이 증가하는 등 미국의 고용시장은 점점 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 기존 3.7%에서 3.9%로 상승하면서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를 높였던 실업률도 재차 3.8%로 반락했다. 경제활동 참여자 수가 2월 15만 명 증가에 이어 3월에도 46만9000명이 늘면서 경제활동 참여율은 62.7%로 상승했지만 근로자 수가 49만8000명 증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5월과 8월 실업률 상승 때와 마찬가지로 경제활동 인구가 증가하면서 실업률이 상승했지만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 흡수가 되면서 실업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고용시장은 실업자 한 명당 구인건수가 1.36개로 초과 수요 상태인 만큼 향후에도 실업률의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다.

물가상승률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월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5% 상승하면서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면서 2024년 1월 저점 이후 재차 반등하는 모습이다. 또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도 3.8%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기저효과로 반등하는 전체 소비자물가와 달리 핵심 소비자물가는 상대적으로 기저효과가 약한데도 반등한 것이다.

세부 내역을 살펴봐도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핵심 상품은 3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지만 작년 3월부터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던 에너지 부문은 플러스로 전환됐다. OPEC+의 감산과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에도 에너지 부문은 물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특히 우려되는 부분은 서비스 부분이다. 주거 부문의 가격 증가율은 둔화되고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더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거 부문이 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분의 1 정도 차지한다는 점에서 주거 부문의 둔화세가 더딘 것은 물가안정에 부정적이다. 또한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 부문도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어 강한 경기를 기반으로 미국 가계는 소비를 지속하고 있는 점이 확인됐다.


 하반기 Fed의 금리인하 시나리오

현재 미국의 견고한 고용시장과 물가 둔화를 확인하면서 시장에 반영된 6월 인하 경로는 크게 후퇴했다. 상반기 인하만을 바라보던 시장은 견고한 하반기 인하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이제 채권 투자자가 생각해봐야 할 문제는 하반기 Fed의 금리인하 시나리오이다. 올해 11월은 미국 대선이 열린다. 현재 민주당은 조 바이든 현 대통령,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 후보가 확정됐다. 아직 구체적인 공약이 나오지 않았으며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지지율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미국 대선은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주는 이벤트다. Fed 입장에서는 정치적인 독립성을 지킬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선이라는 큰 정치 이벤트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시장은 9월 인하를 반영하고 있지만 9월은 미 대선 전 열리는 마지막 FOMC 회의다. 대선을 앞두고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으며 대선이 끝난 직후인 11월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 Fed 위원들도 연내 인하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연내 인하는 단행되겠지만 금융시장 입장에서 12월 인하 혹은 2024년 인하를 완전히 배제하는 시나리오를 고려하면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

금리인하를 기대하면서 장기물 채권에 투자했던 투자자 입장에서는 올해 금리 하락폭(가격 상승폭)의 기대를 낮춰야 하는 요인이다.

임재균 KB증권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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