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지한(知韓)파 오기상의 시선 "지도자 국적불문, 중요한건 신뢰"-①

권수연 기자 2024. 4. 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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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 KOVO

(MHN스포츠 용인, 권수연 기자) 프로배구단 OK금융그룹은 23-24시즌 정신없이, 또 한꺼번에 몰려드는 급류를 탔다. 

OK금융그룹은 23-24시즌을 앞두고 감독 교체 소식을 알렸다. 기존 석진욱 전 감독이 하차하고 산토리 선버즈를 이끌었던 오기노 마사지(일본) 감독의 선임이 전해졌다. 오기노 감독은 구단 사상 최초의 외인 감독이다. 국가대표팀에서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 한국 대표팀과 여러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어 지한(知韓)파로도 불린다.

남자부에는 이미 로베르토 산틸리 전임의 뒤를 이은 토미 틸리카이넨(대한항공, 핀란드) 감독이 있어 또 다른 외인 감독의 선임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오기노 감독은 부임 후 서브리시브를 비롯해 멘탈까지 팀의 여러가지를 뜯어고쳤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성공적이었다. 가시적으로 팬들이 볼 수 있는 결과는 창단 첫 코보컵 우승과 더불어 8년만의 챔피언결정전행이었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괄목할만한 성적이었다. 

OK금융그룹은 20-21시즌 이후 세 시즌만에 봄배구에 나섰고, 레오가 용병으로 합류한 후(21-22시즌 이후)로는 처음이다. 

23-24시즌 챔프전 준우승을 거둔 OK금융그룹ⓒ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가장 높은 무대에 오르기까지 함께 피땀 흘린 감독과 선수단, 코칭스태프들은 치열하게 싸웠다.

휴가까지 반납하고 24-25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오기노 감독은 지난 15일 용인 훈련장에서 MHN스포츠와 마주앉았다. 그로부터 OK금융그룹의 방향과 외인 지도자에 대한 이야기, 용병 구상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한국에서 무사히 마친 첫 시즌을 돌아보며 "늘 말했지만 우리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이었고 파이널까지 갈 것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우리 팀이 파이널까지 간 것은 선수와 스태프들의 노력 덕분이다. 다음 시즌이 조금 무섭지만(웃음) 올 시즌 코보컵 우승과 리그 준우승을 이룬 것은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OK금융그룹 오기노 감독ⓒ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이하 오기노 감독과 일문일답

- 결승에서 진 것은 아쉽지만 부임 첫 시즌에 정말 좋은 성적을 거뒀다. 처음 부임했을때 팀의 모습과, 챔피언결정전을 치른 후 팀의 모습을 평가하면 어떤 점이 가장 많이 변했나? 
(지난 해) 6월에 부임하고 선수들의 플레이나 스킬 부분을 봤을때 사실 많은 고민이 됐다. 시스템이나 각 포지션별로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했다. 처음에 시작했던건 컵대회 전까지 기초를 만드는 것부터였다. 또, 선수들이 배구를 생각하는 마인드도 바꿔주려고 노력했다. 기술적인건 서브리시브나 블로킹 등, 즉 기초적인 부분을 많이 다듬었다. 

코보컵을 치르면서 희망이 보였다. 선수들이 새로운 연습, 새로운 시스템에서 열심히 해줬다. (지도를) 순수하게 받아줬기에 코보컵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이후 외인 선수들이 합류하며 다시 시스템을 입혀야했다. 항상 강조했던건 선수들이 같은 매뉴얼, 같은 시간 등을 부여받는 부분, 또 개인이 아닌 팀으로서 싸우도록 하는 부분이었다. 

연습했던 내용들, 그 이상의 것은 시합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항상 얘기했다. 스케줄도 리그 최종전까지의 스케줄을 고려하고 다시 역산을 해서 진행을 했다. 그 안에서 심박수를 올린다던지, 개인 과제가 있으면 그 부분에 대해 소화한다던지를 고려했다. 또 시즌 중에도 선수들이 성장이 가능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 이 부분이 팀이 가장 많이 변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기초를 많이 다져왔다. 또 선수들의 향상심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 마인드 문제를 언급했는데, 팀의 이전 모습은 어땠나?
솔직히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들의 개인 스킬이 좀 부족한 편이었다. 잘하는 선수가 적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반대로 얘기하자면 하면 할수록 좋아질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수들이 잘하고자 하는 자세를 가지고 있었기에 가능하다. 

- 팀이 한 시즌 사이에 많이 달라졌지만, 다음 시즌에도 또 다른 모습의 팀이 되어있을지? 
1년 차에는 선수들이 합격점을 받을 정도로 기초를 잘 만들었다. 물론 (다음 시즌에 대한) 새로운 구상도 있다. 미들블로커랑 아웃사이드 히터 부분이다. 세터도 마찬가지지만 공격수들이 성장해야 좋은 콤비네이션을 가져갈 수 있다. 올 시즌에는 미들과 아웃사이드 히터의 성장에 중심을 맞추려고 한다. 

- 예전 인터뷰를 통해서는 한국 선수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을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국내 선수들의 여러가지 현재 상황으로는 해외에 진출하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현실적으로 해외로 나가는 방향이 있을지?
다양한 사람들에게 들었던 얘기 중 하나가, 한국이 해외리그에 비해 연봉이 높다는 점이었다. 그런데 제가 얘기했던건 외국에서의 경험 필요성이다. 사실 시합에 나갈 수 있는 팀(즉전)에 가서 하는 것이 최고지만, 해외에 나갔을때 해외 선수들이 스킬과 피지컬이 한국선수보다 뛰어나다. 그런 팀에서 연습하는 것 자체가 성장에는 정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 경험을 선수들이 국내로 돌아왔을때 국내에 전파할 수 있고, 그런 부분이 한국 배구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가는게 어렵다면 일본에서도 3개월~6개월 정도 임대로 가는 것도 가능하다 생각한다. 일본에도 그런 선수들이 있다. 해외에 일단 나가는 것만으로도 좋은 배움이 된다. 한국이 생활면에서는 부족함이 없고 또 선수들의 일생이 걸린거라(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보장과 지원을 받게되면 좋은 방향이 나올 것 같다. 본인이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다. 저도 일 년간 브라질 리그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시합에 못 나가더라도 연습만이라도 경험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있으면 우리 팀도 그런 얘기를 진지하게 나눠볼 필요가 있다. 아무래도 젊고 포텐셜 있고 이번 시즌 시합 출전에 확신이 부족한 선수들이 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그런 선수들이 성장해서 돌아오면 우리도 선수층이 두꺼워지겠다. 

-남자배구는 대부분이 외인 감독을 영입했고, 여자배구는 오히려 국내파 감독으로 돌아가고 있는 추세다. 남자배구가 좋은 성적을 거둔 반면 여자배구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차이점이 궁금하다. 
사실 외인 감독이라고 100% 성공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선수와 감독의 신뢰, 커뮤니케이션이다. 외국인 감독이지만 한국 선수들을 이해하려고 한다던지 하는 부분이다. 반대로 한국 선수들이 외인 스탭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국적은 당연히 큰 상관이 없다. 

한국 여자팀 감독들 중에 현역시절에 같이 했던 감독들이 좀 있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예시다. 이 팀 선수들은 남자 선수들같은 파이프를 간혹 구사하더라. GS칼텍스도 그렇고. 실제로 여자팀의 연습을 본다던지 하는 기회는 없었지만 (웃음) 한번쯤 견학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 우리 연습에 힌트가 될 수도 있다.

한국 여자배구를 전체적으로 봤을때 전체적으로 약하진 않고 스타일은 일본과 비슷한 것 같다. 다만 남녀를 불문하고 공격적인 면에서는 외인에게 좀 편중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도 여자부 일곱팀을 전체적으로 봤을때 큰 문제는 없어보였던 것 같다. 이건 남자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경기를 해오면서 많은 선수들을 봤고, 분명 그 중 좋은 선수들도 많았다. 그런데 아시안게임에서 어려운 성적을 냈다. 그게 개인적으로는 의문이라고 생각한다.
 

-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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