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도 헷갈려 골든타임 잘 놓친다...오진 많은 질병 3가지는?

뇌졸중, 파킨슨, 심장마비 등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면 치료에 성공해도 후유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가거나 사망 가능성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병원에 갔는데 내 질병과 관련없는 병을 진단 받았다면? 이는 치료 시기를 늦출 뿐만 아니라 심각한 의료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그러나 의사도 인간인지라 오진은 종종 일어난다.

미국 HHS(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의 AHRQ(Agency for Healthcare Research and Quality)의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응급실을 방문하는 1억 3000만 명의 환자 중 740만 명이 오진된다. 정보자유(FOI) 자료를 살펴봐도 2019~2021년 미국 병원에서 오진으로 보상금 청구를 신청한 환자는 5430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 수치도 오진의 실제 정도를 반영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 더선의 자료를 바탕으로 가장 많이 오진된 질환 3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초기 증상 다양한 뇌졸중, FAST법칙 알아야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서 발생하는 응급질환이다. 조기 치료가 중요하며,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하면 치료에 성공해도 후유 장애를 평생 안고 살아가거나 사망 가능성이 높다. 국내 사망원인 4위로도 꼽히는 뇌졸중은 증상 발생 후 4.5시간 내 병원에 도착해야 한다.

그러나 뇌졸중 초반 증상이 두통, 안면마비, 편측마비, 심한 어지럼증·자세 불균형·감각 저하·복시 등 다양하게 나타나 오진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뇌졸중학회는 환자 스스로가 뇌졸중 증상을 알아채고 병원에 가도록 하기 위해 '뇌졸증 FAST법칙' 단어를 홍보 중이다. F(Face drooping)는 안면마비, A(Arm Weakness)는 팔 마비, S(Speech difficulty)는 언어장애, T(Time to call 119)는 증상 발생 즉시 119에 도움을 받아야 한다.

파킨슨 환자 절반은 진단 전 불필요한 치료 받아

파킨슨병은 고령화가 이어지면서 세계적으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경퇴행성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 질환인데도 가장 흔하게 오진되는 질환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체인구 중 26%의 환자들이 파킨슨 진단을 받기 전에 다른 상태로 오진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중 절반에 가까운 48%가 잘못된 치료를 받았고, 36%는 필요 없는 약물을 복용했다. 또 6%는 불필요한 수술이나 시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환자 중 34%가 불필요한 치료로 건강이 악화되었다고 보고됐다.

파킨슨병은 손발이 떨리고, 몸이 느려지고 팔다리가 굳어지는 특징이 있다. 또 표정이 굳어지거나 발걸음이 이전만 못하게 되고 보폭이 좁아진다. 그러나 환자들마다 다양하게 나타나 초기에 진단을 못하거나 다른 병으로 오진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국내 한 조사에 의하면 파킨슨병 환자의 70%가 뇌졸중으로 오인되어 치료를 받았다는 보고도 있다.

이와 반대로 파킨슨병이 아니어도 파킨슨병으로 오진되기도 한다. 국내 한 병원에서 수개월간 파킨슨병으로 치료를 받던 환자가 알고보니 목디스크에 의한 증상으로 확진한 경우도 있었다.

증상 모호해 심장마비를 소화불량으로 오진?

심장마비 전조 증상은 압박감, 무거움 등의 가슴 통증을 느끼거나 호흡곤란, 구토와 멀미, 소화불량, 어지러움 등과 함께 찾아온다. 다만, 증상이 모호할 수 있고 종종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으로 설명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오진이 있을 수 있다. .

영국 리츠대학 연구에 따르면 잉글랜드와 웨일즈인 가운데 3분의 1이 심장마비를 겪은 후 잘못된 초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심장마비 전체 환자 중 29.9%가 최종 진단과 다른 초기 진단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희은 기자 (eun@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