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스토리]용산서 노원으로…HDC현산 또 이사 간다고?

김진수 2024. 4. 18.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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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용산 옮겨온 현산, 다시 '노원구행'
광운대역 물류부지 '미래 강북 중심지'로 개발
2028년 GTX-C 뚫리면 옛 사옥 삼성역까지 9분

'아이파크' 브랜드로 유명한 건설사 HDC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용산구에서 노원구로 사옥을 이전하려 합니다. 'H1프로젝트'로 불리는 광운대역세권 복합도시 개발사업이 이르면 2028년 마무리되는데요. 이에 맞춰 새 사옥에 입주하는 계획을 잡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 2004년부터 강남구 삼성동에 자리잡았던 현대산업개발은 2011년 12월 용산아이파크몰로 사옥을 옮겼죠. 새로 갈 광운대역 일대는 '현산'이라는 대기업의 이전과 함께 수도권광역급행철도 (GTX)-C 노선 개통을 앞두고 있어 새로운 강북 중심지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더욱 부풀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 광운대역세권개발사업 위치도 /그래픽=비즈워치

 CEO 직속조직 둘 만큼…광운대에 '진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약 15만㎡의 광운대역 물류부지에 최고 49층 높이의 업무·상업·주거시설을 짓는 복합개발 프로젝트입니다. 복합용지엔 3173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가, 상업업무용지엔 호텔과 오피스가 들어설 예정이죠. 공공용지엔 공공기여금 2864억원을 활용해 도서관과 공공기숙사를 건립한다고 합니다.

총 사업비 4조5000억원 규모, 'H1프로젝트'로 불리는 이 개발사업은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 더 유명세를 타는 정몽규 HDC그룹 회장의 역점사업입니다. 현대산업개발은 최익훈 대표(사장) 직속 조직으로 'H1사업단'을 두기도 했죠. 이를 이끌던 박희윤 단장(전무)는 도쿄 롯폰기힐스를 개발한 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출신인데요. 2018년 정 회장이 직접 영입했다고 하죠.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월 조직개편을 통해 H1사업단을 개발본부로 확대했습니다. 광운대역세권뿐만 아니라 용산철도병원부지 등 복합개발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입니다. 이달 12일엔 복합단지에 붙일 브랜드인 '엔엑스플러스(nx plus)' 상표 출원도 마쳤죠.

H1 프로젝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예상도. /자료=HDC현대산업개발

공모 삼수, 지난한 협상…드디어 올해 착공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지난 15년간 부침을 겪었습니다. 이곳은 2009년 서울시 도시계획변경 사전협상대상지로 선정됐지만 2012년과 2014년 민간사업자 공모가 두 차례 유찰됐죠. 대규모 부지의 토지매입비와 사업비, 인허가 부담이 그 원인으로 지목됩니다.

2017년 서울시와 코레일은 '사전협상형 도시개발사업'으로 가닥을 잡고 같은 해 현대산업개발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양측은 10차례의 사전협상을 거쳐 지난해 9월 개발계획을 최종 확정했고요.

노원구는 사전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물류부지를 철거하려고 했지만 항운노동조합원들의 대체 일자리 확보와 보상요구 관련 농성에 부딪혔습니다. 2021년 8월에야 노원구는 현대산업개발과 항운노조간 분쟁을 해결하고 이듬해 물류창고와 사일로(저장고) 철거를 마쳤고요. 올해 상반기중 잔여 구조물 철거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이 사업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지난달 서울시가 '강북권 대개조'의 일환으로 광운대역세권을 '신경제문화 전략거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섭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광운대역세권에 대기업 본사를 유치할 계획"이라며 "대기업 한 곳이 올해 본사를 이전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관련기사: 상계·중계 강북 노후아파트, 용적률 높이고 공공기여 줄인다(3월26일)

그 대기업이 다름아닌 개발사업 주체인 현대산업개발입니다. 직접 광운대역세권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것이죠. 12년 전 용산역으로 이전해 직접 아이파크몰 활성화를 이끈 것처럼 말입니다.

H1프로젝트는 올해 하반기 착공과 분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르면 2028년 상반기 준공 예정이죠.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올해 이전하는 건 아니고 2028년 준공 이후 입주하는 걸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오 시장의 발언을 일부 정정했습니다.

GTX-C 노선 개념도./자료=노원구

GTX 호재, 개발 현실성 '플러스'

지하철 1호선과 경춘선이 지나는 광운대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열차가 달리면 역세권 사업은 더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힘주는 GTX-C 노선이 2028년 개통되면 광운대역에서 옛 사옥 아이파크타워가 가까운 삼성역까지는 9분, 수원역까지 33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고 하죠.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강북 대개조 의지에 '광역특급교통'이라는 호재까지 더해지면 이곳이 강북의 미래 거점으로 거듭난다는 청사진의 실현 가능성이 커진다고 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현대산업개발이 용산역에 이어 광운대역 일대를 복합단지로 개발하게 되면 이곳은 향후 동북권의 중심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며 "GTX-A 개통으로 동탄 부동산이 주목받은 것처럼 광운대역 주변도 GTX-C 수혜를 받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공학과 교수는 "광운대역세권은 강북의 구심점이 될 만한 잠재력을 갖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제대로 개발된다면 지역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GTX-C 개통 시점에 맞춰 개발되는 게 중요하다. GTX 사업이 연기되면 역세권 개발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죠.

김 교수는 "역세권 개발사업이 수익성에 치우치게 되면 도시계획적으로 중요한 공간을 특정 기업이나 개인이 독점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공개공지나 공공임대주택을 충분히 공급해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이루는 개발이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진수 (jskim@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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