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여야 막론 공감대 있어…부자감세 프레임 넘어야"[인터뷰]②

김정현 기자 2024. 4. 18.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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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현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 "韓 지배 대주주 존재 고려해야…배당 유인 필요"

[편집자주] '여소야대' 국면이 현실화됐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뉴스1>은 정부·한국거래소와 함께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밸류업 자문단'에서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를 만나 '밸류업'의 향후 방향성과 지향점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2편에 걸쳐 싣는다.

조명현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이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김정현 기자 = "여야를 막론하고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저평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밸류업에서 포괄적으로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과 인센티브 시스템에 대해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어느정도 컨센서스가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이 범야권에서 190석에 달하는 의석을 가져가는 결과로 끝났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밸류업 정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기업밸류업 자문단'(자문단)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명현 고려대 경영대 교수(59)는 지난 12일 "물론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에 대해 안된다고 하면 쉽게 갈 수 없다는 우려는 분명히 있다"면서도 "세제 혜택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이게 왜 필요한지 잘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은 똑같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기업들이 밸류업 정책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세제혜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자본시장 선진화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 "배당 확대에 따라 주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더 돌아갈 수 있도록 배당 확대 기업 주주에 대해 높은 배당소득세 부담을 경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명현 밸류업 자문단 위원장이 1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연구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4.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이에 대해 조 교수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배당소득세 분리과세가 대주주의 배당을 늘릴 유인 방안 중 하나라 본다"며 "부자 감세 프레임을 넘어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지배 대주주가 없는 기업들이 대부분인 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지배 대주주가 존재한다. 조 교수는 이들이 종합소득세에 배당소득세까지 내야하는 상황에서는 높은 배당 보다는 회사에 자본을 놔두고 싶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분리과세가 이뤄지면 당장 이들의 소득이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이를 바탕으로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배당의 혜택이 돌아가고 자본시장으로 돈이 흘러들어오게 되면서 수요 기반이 점점 더 튼튼해지는 긍정적 효과가 있다"며 "부자감세 프레임을 넘어 전향적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일부 기업들에서 요구하는 상속세 인하에 대해서는 "자문단 회의에서는 상속세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조 교수는 "국내 증시에서 상속세 문제 때문에 오너 기업들이 일부러 주가를 누른다는 이론도 있긴 하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스토리"라며 "정부 입장에서도 섣불리 상속세를 낮춰줬는데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조명현 교수는?]

조명현 교수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미국 코넬대에서 전문경영학 석사(MBA)를, 1994년 박사 과정을 밟았다. 1989년 프랑스 그랑제꼴 ESSEC(Ecole Superieure des Sciences Economics et Commerciales)에서도 학위를 수여했다. 미국 오웬 밴더빌트 대학교 경영대학원 조교수를 거쳐 1997년부터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조 교수는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2010~2013년)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위원(2012~2014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2014~2016년) △국회 입법자문위원(2015~2016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2016~2019년) 등 다양한 곳에서 자문위원 및 평가위원 등을 역임했다.

Kri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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