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떼인 전세보증금 1.4조… 올 역대 최고치 우려

2023년 1분기 보다 80% 늘어나
HUG 대위변제액도 50.8% 급증
2023년 사고액 4.3조 뛰어넘을 듯

집주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한 전세 보증사고 규모가 1년 새 8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3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액은 1조4354억원, 사고 건수는 6593건이다. 월별로 보면 1월 2927억원, 2월 6489억원, 3월 4938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보증사고 규모는 지난해 1분기(7973억원)보다 80% 늘어난 것이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전세금 반환 요청을 받은 HUG가 세입자에게 내어준 돈(대위변제액)은 올해 1분기 8842억원, 대위변제 건수는 4020건이다. 지난해 1분기 대위변제액인 5865억원보다 50.8%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전세보증 사고액은 역대 최고치였던 작년 규모를 뛰어넘어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사고액은 4조3347억원, 사고 건수는 1만9350건이었다.

올해는 집값이 정점을 찍었던 2021년 하반기 이후 하락세가 본격화한 2022년 4분기 전까지 체결된 임대차 계약의 만기가 계속해서 돌아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수도권 연립·다세대주택의 평균 전셋값은 1억6868만원으로 2년 전 3월보다 6.8% 낮다.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전셋값도 3월 기준 3억7313만원으로 2년 전보다 16.9% 낮다.

전세 보증사고가 이어지면서 보증보험을 취급하는 공기업인 HUG의 적자 폭이 커질 수 있다. HUG는 보증사고가 발생한 주택을 매각이나 경매로 처분하는데,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을 적정 가격에 매각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HUG의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3조8598억원으로, 2022년 4087억원 순손실을 본 데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93년 HUG 설립 이후 최대 적자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