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외야수라서 아니까” 9회 짧은 뜬공 타구에 홈인한 박해민의 기지, 그 비결은[스경X현장]

김하진 기자 2024. 4. 18.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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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해민이 17일 잠실 롯데전을 마치고 인터뷰하고 있다. 잠실 | 김하진 기자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LG는 승리까지 단 한 점이면 충분했다.

5-5로 맞선 9회 선두타자 박해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신민재, 홍창기 두 명이 연속으로 볼넷을 얻어내 누상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타석에 선 안익훈이 뜬공을 쳤다. 중견수 김민석이 내야 가까이까지 뛰어와야할 정도로 타구가 짧았다. 아웃카운트만 하나 늘어나나 싶었을 때 3루에 있던 박해민이 홈으로 파고들었다. 박해민의 발은 공보다 더 빨랐다. LG는 이 득점으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박해민은 “상대 외야수의 자세가 되게 불안정해서 충분히 홈에서 승부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승부를 걸었다”며 “처음에는 비거리를 보고 안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외야수가 뛰어들어오는 자세가 불안정하더라. 나도 외야수로서 그런 상황에서는 다시 정자세를 잡기가 쉽지 않다보니까 승부를 걸었다”라고 설명했다.

LG 박해민. 정지윤 선임기자



박해민으로서는 승부수를 걸었던 것이다. 자칫 하다가는 아웃이라도 된다면 팀 분위기에 찬물을 얹을 수도 있었다. 다음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는 타자가 김현수였기에 충분히 쳐서도 점수를 낼 수 있었다.

그렇기에 박해민도 “선두타자가 그렇게 아웃이 되면 타자들이 고스란히 부담이 되기 때문에 조금 더 과감하게 승부를 걸었던 것 같다”며 “뒤에 정말 좋은 감을 가지고 있는 (김)현수 형도 있고 4월에 못 말리는 타격감을 가진 구본혁도 물론 있지만, 그냥 앞만 보고 뛰었다”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설명했다.

박해민은 1루에 있는 것만으로도 위협이 되는 대상이다. 롯데 김원중에게 수차례 견제를 받았다. 박해민은 “뛸 생각이 없었다. 견제할 때 죽지만 말자라고 생각을 했다. 오히려 저한테 견제를 계속하면서 투수가 조금 흔들리는 모습을 봤기 때문에 ‘걸리지만 말자’라고 생각을 하고 리드폭을 잡고 있었다”고 했다.

LG 박해민. 정지윤 선임기자



박해민은 올시즌 22경기에서 14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이부문에서 압도적으로 리그 1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겨울 내내 준비를 했고 감독님이 지난해 뛰는 야구도 해서 1년 동안 적응이 됐다. 베이스도 커지고 이러다보니까 성공률도 좋아지고 도루 개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발은 빠르지만 아직 타격감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3월까지만해도 8경기 타율 0.353을 기록했던 박해민은 4월 들어서는 타격감이 떨어져 타순도 8번까지 내려왔다. 그는 “4월이 되어서 안 좋다는 건 핑계밖에 안 될 것 같다. 실력인 것 같다”며 “좀 더 노력해서 감독님이 말씀하신 3할에 도전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게 우선”이라고 했다.

박해민이 타격에서 부진하더라도 염경엽 감독이 라인업에서 뺄 수 없는 건 그가 공격 외에 그 이상으로 해주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날 9회 보여준 모습도 그렇다. 박해민은 “더 못 빼게끔 타석에서 결과를 내고 해야겠다”며 “타격이 안 되면 수비라도 하고 어떻게든 1루에 나가면 도루하고 투수를 흔들고 여러가지 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으니까 일단은 최대한 타격이 올라올 때까지 열심히 준비를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잠실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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