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마르 없는 '오스마르 더비', 주인공은 '돌아온' 황현수

박찬준 2024. 4. 18.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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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KFA
사진제공=KFA

[목동=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오스마르 없는 '오스마르 더비'의 주인공은 황현수(FC서울)였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서울 이랜드와 FC서울이 17일 목동경기장에서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를 치렀다. 역사상 두 번째 '서울 더비'였다. 두 팀은 2021년 당시 FA컵(현 코리아컵) 3라운드에서 처음 만났다. 이랜드가 원정에서 1대0으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두 번째 대결은 황현수의 결승골을 앞세운 서울의 1대0 승리로 마무리됐다. 지난 시즌 3라운드에서 김포FC에 덜미를 잡혔던 서울은 이번에 4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이번 '서울 더비'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가 있었다. 스페인 출신 외국인 오스마르다. 오스마르는 9년간 K리그 344경기에 출전하며 FC서울 역대 외국인 최다 출전 기록을 세운 '서울의 레전드'였다. 2023년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오스마르는 팬들의 눈물 속 한국을 떠났다. K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던 오스마르는 유력했던 말레이시아의 키다행을 포기하고, 수비 보강을 원하던 이랜드의 손을 잡았다. 이랜드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 서울을 상대하는 오스마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만큼, 이번 '서울 더비'는 '오스마르 더비'로 일찌감치 눈길을 모았다.

하지만 오스마르는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도균 이랜드 감독은 "오스마르를 뛰게 하려 했다. 본인도 엄청 뛰고 싶어 했다. 지난 번 경기에서 다쳐서 심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운동하다 또 다쳤다. 이번 주 경기도 안 될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오스마르가 빠졌다길래 (기)성용이도 빼버렸다"고 농을 던진 뒤 "축구라는 것은 혼자 할 수 없다. 나도 가끔 조기에 나가보면 혼자서 수비하고 공격까지 할 수 없다. 밑에서 잡아서 연결해주면 앞쪽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선수들이 필요하다. 오스마르가 빠진 게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스마르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는데, 모습이 전광판에 잡힐때마다 서울 팬들이 아낌없는 환호를 보냈다.

양 팀 모두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갈 길 바쁜 두 팀인 만큼, 코리아컵보다는 리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도균 감독은 "주로 못뛰었던 선수들이다. 이런 경기를 통해 리그에서 우리가 내보낼 수 있는지 보기 위해 선택했다"고 했다. 김기동 감독도 "그동안 기회를 못얻었던 선수들을 일단 선발로 냈다. 바로 주말에 전북전이 있다. 야간 경기하고 토요일 낮경기를 하면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주축 선수들이 빠지기는 했지만, 경기는 치열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0-0으로 팽팽하던 후반 17분 황현수가 날았다. 한승규가 올려준 코너킥을 멋진 헤더로 마무리했다. 황현수는 오스마르와 함께 호흡을 맞췄던 서울의 핵심 수비수였다. 하지만 계속된 부진으로 최근 설자리를 잃었다. 올 시즌 처음으로 기회를 잡은 황현수는 오랜만에 실력을 폭발시켰다. 2020년 12월 멜버른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 이후 3년 4개월여 만에 골맛을 봤다. 서울은 황현수의 결승골을 잘 지키며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이랜드는 박정인, 브루노 실바 등을 투입하며 총공세에 나섰지만, 황현수가 주축이 된 서울의 수비를 뚫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기동 감독은 황현수의 활약에 만족감을 표시하며 "기회를 줄 것이다. 계속 관리를 했다. 1차 전훈도 함께 못했고, 2차때 잠깐 들어와서 연습경기만 몇번 뛰었다. 한국에 온 뒤로는 종아리 부상 때문에 뛰지 못했다. 지난 연습 경기에서 처음 90분을 소화했다. 현수에게 '괜찮겠냐, 실수하면 어려울 수도 있다'했더니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주성이가 돌아오면, 현수까지 돌아가면서 로테이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목동=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결과

수원 삼성 1-0 안산 그리너스

FC서울 1-0 서울 이랜드

강원FC 3-1 화성FC

김포FC 1-0 FC안양

대전하나시티즌 2-0 진주시민축구단

제주 유나이티드 2<4PK3>2 천안시티FC

부천FC 2-1 FC목포

성남FC 1-0 수원FC

충북청주 2-1 대구FC

경남FC 1-0 전남 드래곤즈

인천 유나이티드 1-0 김해시청축구단

김천 상무 3-2 부산 아이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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