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바오 내 목소리에 몸 비벼” 모친상 강철원 사육사, 中서 받은 배려(유퀴즈)[어제TV]

서유나 2024. 4. 18.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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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캡처

[뉴스엔 서유나 기자]

'강바오, 푸바오 할부지' 강철원 사육사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중국 반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4월 17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40회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특집에는 바오 가족을 지키는 E랜드 판다월드의 송영관, 오승희 사육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2020년 용인에서 태어나 용인 푸씨, 뚠빵이, 푸린세스 등의 별명을 얻으며 큰 사랑을 받은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는 지난 4월 3일 중국으로 반환됐다.

이날 '송바오' 송영관 사육사는 굉장히 많이 회자됐던, 푸바오가 떠나던 날 푸바오가 있는 트럭에 손을 대고 고개를 떨군 모습이 언급되자 "저는 남아서 다른 바오들을 챙기는 역할이라 그 순간이 마지막이었어서 감정적으로 아쉬웠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송영관 사육사는 "마지막으로 보내는 트럭이니까 '미안해. 나는 여기 있어야 돼. 잘 가서 잘 살아. 내가 꼭 보러 갈게'라는 느낌을 보냈다"고 당시 푸바오에게 건넨 마음을 고백해 애틋함을 자아냈다.

이런 송영관 사육사는 처음 판다 사육을 제안받고 고민을 많이 한 사실을 고백하기도 했다. 판다월드로 오기 전 원래 유인원 담당이었는데, 애정을 쏟으며 인공 포육으로 돌보던 아기 오랑우탄이 하늘나라로 떠나고 슬럼프에 빠져 1년간 다른 업무를 보고 있었다는 것. 송영관 사육사는 "내가 동물들에게 애정을 쏟을 용기가 생겼을까 고민했는데 강바오님이 믿음과 용기 주셔서 다시 가게 됐다"고 판다월드 '송바오'가 된 계기를 전했다.

송영관 사육사는 또 "2015년도에 판다월드로 발령 받았는데 같은 해 아버님이 돌아가셨다. 계속 (아이바오, 러바오의) 번식 관련 노력을 하다가 2019년도 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그러고 2020년에 푸바오가 태어났다. 어디에서 얘기해 본 적이 없는데 사실 아이바오, 러바오 와서도 신비하고 귀엽긴 하지만 많이 (마음의 문이) 닫혀 있던 거 같다"라고 고백했다.

하지만 "푸바오가 어느 정도 자라서 야외 느티나무를 불안하게 타다가 떨어졌는데 얘가 제 품에 쏙 들어왔다. 의지하고 위로 받으려고"라며 이를 계기로 "'아 내가 이 옷을 계속 입고 있다면 진심으로 해야지' 그때 마음이 훅 열렸던 것 같다"고.

송영관 사육사는 "제가 착한 아들이 아니었다. 어머님을 보내고 나서도 후회하는 일들만 생각이 났다"며 "그래서 푸바오한테 최선을 다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고맙다. 이별하는 데 후회를 남기지 않는 법을 푸바오가 알려준 것 같다. 부모님이 보셨다면 엄청 좋아하셨을 텐데 아쉽다"고 토로해 뭉클함을 유발했다.

푸바오가 중국 가는 길 동행했던 강철원 사육사도 제작진과의 인터뷰로 등장했다. 그는 "푸바오가 4월 3일 갔는데 어머님이 4월 2일 아침 일찍 돌아가셨다. 푸바오 이동 준비를 하기 위해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있는데 (부고) 연락이 왔다"며 "육 남매 중에 제가 다섯째라 형님들과 누님들에게 얘기했다. (중국) 갈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어떻게 했음 좋겠냐고. 형님들, 누님들이 생각도 안 하고 '당연히 가야지'라고 하셨다"고 모친상 중에도 푸바오와 함께 중국을 가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그러곤 "푸바오가 도착한 3일 저녁 우리 방송에서 이런 얘기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원래 검역할 때 아무도 들어갈 수 없다. 어느나라도 사육사도 관계자도 들어갈 수 없는게 규정인데 솔직히 얘기했다. '사실 지금 상중이다. 그런데 여기 와 있다. 어려운 거 안다. 마지막 부탁이다'라고 했더니 그분들이 막 미팅하고 연락하고 검역당국과 협의해 강바오 한 명 들어가는 걸로 해서 복장 다 착용하고 들어가게 됐다"고 중국에서 있던 일을 전했다.

강철원 사육사는 한국과 달리 낯선 하얀 복장을 착용해 푸바오가 처음엔 "저를 못 알아봤지만 '푸바오, 푸바오'라고 불렀더니 갑자기 두리번 두리번 왔다갔다 하면서 결국 저를 찾았다"며 "옆으로 와서 몸 비비고 안마를 해줬다. '너 잘할 줄 알았어. 잘 적응할 거야. 이분들도 할부지 이상으로 좋은 사육사, 수의사니 도와주실 거야. 잘 적응하고 있어. 또 보러 올게'(라고 마음을 전했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사육사들은 푸바오가 떠난 후 남겨진 흔적을 차마 치우지 못한 사실도 털어놓았다. 푸바오가 마지막으로 먹고 남겨 이빨 자국이 있는 대나무는 폐기 못 하고 말리고 있고, 두 살 때 직접 제작해준 전용 채혈대도 남아있다고.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의 체취를 느끼고자 "푸바오의 빠진 털들을 모아뒀다"며 노란 빛깔의 털 뭉치를 꺼내 "푸바오 털 맞죠? 누룽지 색깔. 이렇게 기억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모았다"고 너스레 떨었다.

이후 송영관 사육사는 바오 가족과 대화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하고 싶냐는 말에 "먼 여행을 떠난 푸바오에게 '이제는 말해 줄 때가 되지 않았니?'하면서 묻고 싶은 게 있다"며 "강바오님이 좋아. 송바오가 좋아? 오바오가 좋아? 강바오님이 좋은면 워토우를, 송바오가 좋으면 사과를, 오바오가 좋으면 당근을 들어줘"라고 청해 깨알 웃음을 선사했다.

송영관 사육사는 그뒤 개인 인터뷰를 통해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달려가겠다. 난 널 지키기 위해서 태어난 사람이잖나.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고 우리 나중에 좋은 기회에 다시 꼭 만나자. 행복해 푸바오"라고 진심어린 마지막 인사를 보내 뭉클함을 자아냈다.

한편 이날 송영관 사육사는 푸바오의 근황에 대해 "오늘도 그쪽 관계자들에게 연락 받았는데 먹는 대나무 양, 분변량도 정상이라고 잘 지낸다는 소식이 왔다"고 전하기도 했다.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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