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 2분 만에 와르르…"지진에 불까지 번져" 폐허가 된 샌프란[뉴스속오늘]

양성희 기자 2024. 4.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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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년 4월18일 샌프란시스코 지진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1906년 4월18일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는 등 폐허가 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모습. /영상 출처=미국 의회도서관 자료

"파도보다 더 거친 게 몰아치는 듯 했어요."
"소리만 들었을 때 거대한 기차가 지나가는 것 같았죠."

118년 전 오늘, 1906년 4월18일. 이날은 미국에서 20세기 최악의 자연재해가 일어난 날로 역사에 기록됐다. 최초의 진동이 감지된지 2분 만에 샌프란시스코 도심은 삽시간에 뒤흔들렸다.

'샌프란시스코 지진'은 이날 오전 5시12분 샌안드레아스 단층에서 진동이 감지된 데서 시작됐다. 태평양 판과 북아메리카 판 사이 지체의 경계를 형성한 변환단층이다. 판 경계 단층이어서 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 단층의 일부가 어긋나면서 시작된 지진은 단 2분 만에 샌프란시스코를 무너트렸다. 거리마다 건물이 무너져내렸고 길은 푹 꺼졌다. 지진은 대규모 화재로 이어져 도시를 삽시간에 파괴시켰다.

주민 반 이상 집 잃고 나앉았다…최대 2만명 사망

지진의 여파는 상당했다. 우선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정부는 사망자를 567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고 본다. 차이나타운 등에서 확인된 희생자들은 집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망자 수에 대해서는 1400명, 3000명 등 추산이 각각 다르다. 최대 2만명에 달할 것이란 예측도 있다. 대부분의 사망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발생해 샌프란시스코 지진이라 불린다. 인근 도시에도 영향을 미쳐 캘리포니아 지진이라고 하기도 한다.

목숨을 건졌더라도 수천명이 부상을 입었고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의 반 혹은 3분의2 정도가 집을 잃었다고 한다. 집이 무너진 탓에 공원이나 공터를 전전하며 생활해야 했다.

1906년 4월18일 발생한 지진으로 건물 곳곳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등 폐허가 된 샌프란시스코의 모습./사진=Denis Shiryaev 유튜브 콘텐츠 캡처
나흘간 이어진 화재, 건물 90% 무너져

지진이 화재로 이어지면서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나흘간 이어진 화재로 샌프란시스코의 80% 상당이 파괴된 것으로 파악된다. 도시의 500블록이 무너지고 90%의 건물이 무너지거나 소실됐다. 랜드마크였던 팰리스호텔도 잃었다.

지진으로 수도관도 파괴되면서 화재 진압에 애를 먹었다. 더욱이 화재를 총괄 지휘할 소방대장이 지진 초기 함몰 사고로 사망해 혼란스러웠다. 소방당국은 불이 번지는 것을 막고자 건물을 폭파하는 식으로 대처하기도 했다.

당시 보험이 지진 아닌 화재를 대상으로 삼아 보험금 지급을 노리고 지진으로 손상된 건물에 불을 지르는 일도 일어났다.

보험업계 추산으로 피해규모는 2억 달러(한화 약 2768억8000만원)가 넘었다. 실제 피해액은 이 2배인 4억 달러(한화 약 5537억6000만원)로 추정된다. 당시 화폐 가치를 감안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지진 그 후, 미국에 생긴 변화

샌프란시스코 지진으로 도시는 빠르게 재건됐지만 여파가 이어지면서 도시의 성장은 저해됐다. 원래 미국에서 아홉 번째로 큰 도시이자 무역의 중심지인 항구도시로 명성을 떨쳤지만 재난으로 다소 빛이 바랬다. 대신 로스앤젤레스가 급성장했다.

최악의 자연재해를 겪고 미국은 지진 연구를 활발히 하기 시작했다. 지진학회를 창설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진 이전에도 소규모 지진은 있었지만 막대한 피해를 남긴 대규모 지진을 겪고나서야 경각심을 높이게 됐다.

또한 지진으로 인해 목조 건물이 속절 없이 무너지자 콘크리트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후 내진 설계에서 목조 대신 철골이나 철근 콘크리트를 썼다.

최악의 자연재해, 영화로 다시금 경각심

최악의 지진은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1946년 개봉한 영화 '샌프란시스코'와 2015년 개봉한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1906년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지진을 배경으로 한다.

멜로 영화 '샌프란시스코'는 개봉 해에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영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재난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연쇄적으로 대지진이 일어나는 스토리를 담았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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