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오타니, 돈+통역 다 잃게 생겼네…221억원 돌려받을 수 있나? 美 전문기자 "가능성 낮다, 은행이 피해자"

박승환 기자 2024. 4. 1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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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오타니 쇼헤이와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미즈하라 잇페이 통역이 훔친 1600만 달러(약 221억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일단 현실적으로는 이 돈을 돌려받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미국 조지아주 현지 방송국 'Scripps News(Newsy)'는 16일(한국시각) 오타니의 계좌에서 빠져나간 1600만 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사건의 시작은 이러했다. 캘리포니아주 수사 당국이 오렌지 카운티에서 활동하고 있는 매튜 보이어라는 불법 스포츠 도박 업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오타니'의 이름으로 송금이 된 내역을 발견했다. 이에 수사 당국은 오타니 측에 확인 절차를 거쳤고,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통역인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던 것이 드러났다. 그리고 이 사실을 'ESPN'이 입수했다.

'ESPN'은 미즈하라와 약 90분 정도의 인터뷰를 진행해 기사화를 앞두고 있었는데, 미즈하라가 먼저 입을 열었다. 미즈하라가 지난달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서울시리즈 개막전이 끝난 뒤 선수단이 모두 모인 클럽하우스에서 해당 사실을 털어놨다. 그리고 미즈하라는 'ESPN'의 인터뷰를 비롯해 선수단 앞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빚 450만 달러(약 62억원)을 대신 갚아줬다고 밝혔다.

오타니는 대변인을 통해 미즈하라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는데, 이 발언이 몰고온 파장은 매우 컸다. 오타니가 도박빚을 갚아준 것이 맞다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방조한 것이 되며, 만약 오타니가 빚을 갚아준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을 빼돌린 것이 되는 까닭이었다. 이로 인해 오타니 또한 불법 스포츠 도박 의혹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후자라고 한다면 자신의 계좌에서 수차례에 걸쳐 450만 달러가 빠져나가는 것을 모를 리가 없다는 것이었다.

대변인을 통해 한차례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언론들로부터 의심의 대상이 되기 시작하자, 오타니는 서울시리즈 일정을 마무리하고 미국으로 돌아가 한차례 입장문을 밝혔다. 자신은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적이 없으며, 누군가에게 대신해서 스포츠 베팅을 요구한 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즈하라에게 450만 달러의 도박빚 또한 갚아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오타니는 미즈하라를 향한 '거짓말'이라는 단어만 여섯 차례씩이나 꺼낼 정도로 억울함을 호소했다.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 잇페이./게티이미지코리아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이러한 가운데 미즈하라 스캔들이 지난 11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미국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모든 범죄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 합의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었다. 매체에 따르면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금액은 450만 달러 이상이었고, 오타니가 알아차릴 수 없도록 해당 계좌에서 거래가 진행되더라도 오타니에게 그 어떠한 알림도 가지 않도록 조치했다는 증거가 발견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이튿날 미즈하라는 마틴 에스트라다 검사로부터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에스트라다 검사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지난 2년 동안 총 1만 9000여회 불법 스포츠 도박에 임했다. 이과정에서 상상할 수도 없는 금액을 땄지만, 반대로 더 많은 금액을 잃었는데, 이로 인해 생긴 빚만 4068만 달러(약 563억원)에 달했다. 그리고 이중 1600만 달러를 오타니의 계좌에서 빼돌린 것으로 파악했다. 기존에 알려진 450만 달러를 훨씬 웃도는 금액을 훔쳤던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미즈하라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오타니의 계좌를 이용해 32만 5000달러(약 4억 5000만원) 상당의 야구카드까지 구매했다. 게다가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서 은행에는 자신이 오타니라고 주장하며 사기 행각까지 벌였다. 이 녹취록은 그대로 남아있었고, 결국 최대 징역 30년에 이를 수 있는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가 된 것. 그야말로 지금까지 오타니의 자산이 자신의 저금통인 것처럼 살아왔던 것이다.

일단 미즈하라는 지난 13일 족쇄를 찬 상태로 로스앤젤레스 지방법원에 출석했고, 보석금 2만 5000달러(약 3462만원)을 내고 가석방 됐다.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5월 10일 다시 법정에 출석할 예정. 두 번째 법정 출석에서 미즈하라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최대한 형량을 줄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조지아주 현지 방송국 'Scripps News'가 미즈하라가 훔친 1600만 달러를 오타니가 돌려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짚는 시간을 가졌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게티이미지코리아

일단 현실적으로 오타니가 1600만 달러를 회수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Scripps News' 메건 큐네프 범죄 전문 기자는 "이를 형사 사건으로 본다면, 현시점에서 오타니가 1600만 달러를 돌려받을 수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형사 사건에서 돈을 되찾을 수 있는 루트는 없다"고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건이 어떠한 형태로 기소가 돼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것이 큐네프 기자의 생각이다.

큐네프 기자는 "흥미로운 것은 미즈하라가 어떤 범죄로 기소가 됐느냐다. 그리고 그 죄와 관련해 얼마의 금액이 묶여 있느냐는 점이 중요하다. 연방법원이 내리는 사기 판결의 대부분은 잃어버린 액수에 따라 결정이 된다. 총 오타니의 계좌에서 1600만 달러의 돈이 빠져나갔다고 알려졌지만, 엄밀히 보면 오타니가 아닌 은행이 피해자가 된다"며 "미즈하라의 변호사도 이에 주목해서 연방 검사와 협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큐네프 기자는 오타니가 1600만 달러를 회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을 전망하면서, 재판에서 인정되는 은행의 피해금액에 따라 미즈하라의 형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돈 관리에 소홀했던 오타니는 결국 통역과 돈까지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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