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호텔 109년 역사, 기록으로 남긴다

김태영 기자 2024. 4. 18. 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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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109년 역사를 끝내고 3월에 영업을 마친 유성호텔의 기록을 남기는 사업이 추진된다.

대전시는 유성호텔에 관한 각종 기록을 영상과 사진, 문서 등으로 남길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또 마지막까지 유성호텔을 지킨 직원과 이용객들의 진술 및 일화 등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기록화 사업은 유성호텔을 포함해 호텔 리베라(전신 만년장)로 상징되는 유성온천 전반에 관한 기록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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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도시기억 프로젝트 일환
김대중-김영삼-김종필 머문 객실 등 기록할 수 있는 모든 것 보존하기로
유성온천 지역 발전 기여도도 조사
기록 결과물 ‘대전 0시 축제’서 공개
대전시가 109년 만에 영업을 끝낸 유성호텔에 대한 각종 기록을 남긴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정치인이 머물렀던 VIP 객실로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았다. 대전시 제공
대전에서 109년 역사를 끝내고 3월에 영업을 마친 유성호텔의 기록을 남기는 사업이 추진된다. 그동안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은 VIP실에 대한 조사와 기록도 진행된다.

대전시는 유성호텔에 관한 각종 기록을 영상과 사진, 문서 등으로 남길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보존 대상은 숙박부와 객실 번호판 등 유성호텔의 경영과 운영 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기록물과 영상 사진 등이다. 또 마지막까지 유성호텔을 지킨 직원과 이용객들의 진술 및 일화 등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기록화 사업에서는 그동안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VIP실 313호에 대한 조사와 기록도 이뤄질 예정이다. 이 방은 1970년대에 만들어졌다. 다른 객실과는 달리 일반인은 묵을 수 없는 곳이었다. 이곳은 일명 ‘3김(金)’으로 불린 김대중, 김영삼, 김종필 등 거물급 정치인이 머물렀던 객실로 유명하다. 방 안은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내뿜는 가구와 샹들리에 등이 남아 있는데, 보존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록화 사업은 유성호텔을 포함해 호텔 리베라(전신 만년장)로 상징되는 유성온천 전반에 관한 기록도 남긴다. 유성온천이 근대도시 대전 발전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도 기록한다.

유성호텔은 1915년 자연적으로 물이 솟는 온천이 개발되면서 개관했다. 이후 109년 동안 지역을 대표하는 호텔로서 1986년 아시안게임, 1998년 서울 올림픽 때는 선수촌호텔로 쓰였다. 1993년 대전엑스포 기간에는 본부 숙소로 지정됐다. 1966년 지금의 자리로 옮긴 이후 58년이 지나면서 시설도 오래되고 온천관광 열기가 꺾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3월 31일을 끝으로 문을 닫자 폐업을 아쉬워하는 투숙객들이 몰리기도 했다. 호텔 측은 투숙객에게 100년 전 유성호텔을 새긴 목욕 바가지와 단지 모양의 바나나 우유, 초코파이를 제공하기도 했다.

유성구는 5일 호텔이 기증한 소나무를 유성온천 입구에 옮겨 심었다. 유성호텔은 없어지지만 뿌리는 유지하겠다는 취지에서 기증됐다. 정용래 유성구청장은 “호텔이 없어져도 시민과 함께했던 역사는 소나무처럼 기억될 것”이라며 “소나무가 유성호텔과 온천을 추억하는 표지목은 물론 미래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록화 사업 결과물은 8월 9일부터 17일까지 대전역 일원에서 열리는 대전 0시 축제 기간 옛 충남도청사 특별전시실에 공개된다. 호텔 건물 자리에는 호텔 1개 동(213개 객실)과 공동주택 2개 동(536채)이 들어선다. 2년 전부터 재개발 계획에 들어갔다. 이르면 내년 7월 착공해 2028년 문을 열 예정이다.

시는 2018년부터 도시기억 프로젝트를 통해 등록되지 않고 지정되지 않은 문화유산에 대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지금까지 대전형무소 관사, 옛 정동교회, 목동 선교사 가옥 등이 근현대문화유산 자료로 기록됐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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