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대위만 네 번째, 총선 참패 수습 갈 길 먼 국민의힘

2024. 4.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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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구성에 나선다.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8월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는 '새내기' 당선인들의 자기소개로 변질됐다.

지금 여당이 할 일은 윤 대통령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압승을 안긴 유권자가 2년 만에 등을 돌린 이유부터 분석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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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월 전당대회 열어 지도부 선출
수평적 당정관계 민심 얻는 출발점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참패한 국민의힘이 새 지도부 구성에 나선다. ‘실무형’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6~8월 전당대회를 열겠다는 것이다. 짧게는 한 달에서 석 달까지 리더십 공백이 불가피한 셈이다. 여당이 대통령 임기 초반 2년을 ‘비상 체제’로 보내는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지금까지 이준석·김기현 대표와 주호영·정진석·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대부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퇴하거나 쫓기듯이 물러났다. 민심이 회초리를 든 원인을 여당이 성찰하기 보다 책임 공방만 하는 것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질서 있는 수습’을 해도 모자랄 판에 벌써 대권·당권 경쟁에 뛰어든 인물도 보인다.

정의화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장이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정록 기자


국민의힘이 수장 공백의 늪에서 허우적대게 만든 원인은 윤석열 대통령이 제공했다. 친윤(친윤석열)계가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하면서 공식 지도체제가 무너졌다. 주호영·정진석 의원이 구원투수로 투입됐으나 계파 갈등은 더 심해졌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해 3월 친윤 중심의 ‘초선 연판장’ 공격을 받고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다. 민심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경고장을 날렸음에도 윤 대통령은 달라지지 않았다. 친윤 지지를 업고 당선된 김기현 대표마저 지난해 12월 권력의 눈 밖에 나 쫓겨나듯 사퇴했다. 윤 대통령의 ‘복심’인 한동훈 전 법무장관 역시 총선 패배를 막지 못했다. 누가 국민의힘 얼굴이 되든 윤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하고 민심을 직언하는 강단과 소신을 갖추지 못한다면 민심이 여당에 눈길을 다시 주기 어렵다.

“여당의 위기 의식이 크지 않다”는 비판은 새겨들어야 한다. 지난 16일 열린 국민의힘 당선인 총회는 ‘새내기’ 당선인들의 자기소개로 변질됐다. 중진 8명만 자유토론을 했는데 “낙선자 얘기를 많이 들어야 한다” “총선 백서를 만들자”는 수준의 원론적 이야기만 오갔다. 구체적으로 무엇이 잘못됐고 어떻게 혁신해야 한다는 제안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아직까지 야당과의 협치나 국정 운영에 대한 반성을 입에 올리지 않은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금 여당이 할 일은 윤 대통령 대선 승리와 지방선거 압승을 안긴 유권자가 2년 만에 등을 돌린 이유부터 분석하는 것이다. 윤 대통령의 ‘불통’ 국정운영도 비판받아야 하지만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뭉개기만 한 여당도 민심을 읽지 못한 건 마찬가지다.

전당대회 규칙 개정은 비대위의 가장 중요한 과제다. 지난해 3·8전당대회에서 ‘당원 100%’로 룰을 바꾸자 친윤계가 득세하고 당정 관계는 수직적으로 변했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17일 윤재옥 원내대표와의 간담회에서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 역시 “무엇을 고쳐야 하고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그 약속을 지키려면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을 바라봐야 한다. 이게 혁신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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