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복 이견 빚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 3인방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4. 18.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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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 방식·시기 놓고 힘겨루기
이스라엘군 수석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왼쪽)이 16일 이스라엘 남부 키랴트 말라치 인근 줄리스 군사 기지에서 이스라엘이 요격해 떨어뜨린 이란 탄도 미사일을 보여주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 방법과 시기를 놓고 내분을 노출하면서, 가자지구 무장 단체 하마스와의 전쟁을 이끌어온 이스라엘 3인방의 움직임을 각국이 주시하고 있다. 이 3인방은 국내 정치뿐 아니라 미국 및 주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에서도 조금씩 입장을 달리해 주목된다. 그 사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동맹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서두르며 이스라엘의 무력 보복 가능성을 낮추려 애를 쓰고 있다.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요아브 갈란트 국방 장관, 야당인 국민통합당 베니 간츠 대표의 3인으로 구성된 전시 내각은 지난 13~14일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300여 기를 동원한 이란의 공격에 대해 재보복 방안을 놓고 장고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 “이스라엘 전시 내각이 이란 재보복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의 강한 만류에 ‘즉각 보복’에서 한발 물러났으나, 여전히 보복 방식과 시기를 놓고 갈등이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연정 극우 정당들의 요구에 따라 이란 본토에 대한 가능한 한 빠른 군사적 타격에 무게를 싣고 있다. 여기엔 이란의 핵 시설(우라늄 고농축 시설)에 대한 타격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갈란트 장관은 그러나 “미국과 동맹국의 입장을 고려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며 반대 입장이다. 한편 간츠 대표는 “무력 대응이 능사가 아니다”라며 미국과 유럽의 힘을 빌린 ‘외교적 대응’을 우선한 보복 방식을 주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WSJ와 이스라엘 매체들은 “이 3인방의 반목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가자지구에 대한 군사 작전 방식, 전후 팔레스타인 통치 방안 등에 계속 이견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권력 유지를 위해 강경파 의견에 기울어 있는 반면, 갈란트 장관은 미국 등 동맹의 의견을 중시하고 이들과 협력을 통한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며 충돌하고 있다. 간츠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를 끊임없이 견제하는 한편, 아예 그를 실각시키려 오는 9월 조기 총선을 요구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이란의 탄도미사일 잔해를 공개하며 “이란은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우리가 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우리가 선택한 방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현재로선 대응(재보복)을 미룸으로써 이란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이 전시 내각의 전략”이라고 전했다. 한편 히브리대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 약 4분의 3(74%)은 “동맹국과의 안보 관계가 악화할 경우 재보복 공격에 반대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유럽은 재빠르게 이란 제재에 나섰다. 이스라엘에 ‘굳이 자력으로 보복 공격에 나설 필요 없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 장관은 이날 “이란의 석유 수출 제한 등 수일 안에 이란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들이 채택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곧 IMF(국제통화기금) 총회에 모이는 각국 재무 장관을 상대로 이란 제재 방안을 논의할 전망이다. 미국은 서방 7국(G7)을 통한 이란 제재도 추진하고 있다.

EU도 이날 27개 회원국 외무 장관 긴급 화상회의를 열고 이란 추가 제재 논의를 시작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 안보 고위 대표는 “27국 모두 이란의 공격을 강력 규탄하고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대(對)이란 제재 확대를 위한 구체적 작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유럽은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확전될 경우 유가 급등과 공급망 혼란 심화 등으로 유럽 경제가 큰 타격을 입고 중동 이민자 유입도 늘어날 것을 걱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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