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 주6일 근무 권고

석남준 기자 2024. 4.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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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 긴장하자’는 메시지
“부장급 이하 직원은 동원 말라”

삼성그룹이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계열사에 적용되던 ‘임원 주 6일 근무’를 그룹 전체로 확대한다. 17일 본지 취재 결과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디스플레이 등 삼성 계열사 인사팀은 최근 임원들에게 주말 이틀 중 하루는 출근해서 근무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 임원들은 미리 잡아놓은 주말 약속을 취소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임원 주 6일 근무 지침을 내린 건 비상 경영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사에 시장을 선점당하는 등 그룹 내부에서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기 극복에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로 임원 주 6일 근무 지침이 내려졌다는 것이다. 계열사 인사팀장들은 공문 대신 구두로 내용을 전달하거나, 임원 단체 채팅방, 이메일을 통해 주 6일 근무 방침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계열사 한 임원은 “지금 삼성전자 상황이 썩 좋지 않은데 삼성전자가 부진하면 다른 계열사는 물론 국가 경제 전체가 안 좋은 것이기 때문에 경각심을 갖고 위기 극복에 함께하자는 차원에 주 6일 근무를 권고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은 “이미 상당수 임원이 주 6일 근무를 하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더욱 긴장하자는 메시지를 주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원 주 6일 근무에 대해 삼성그룹 내부에선 반응이 엇갈린다. 한 임원은 “우리(삼성)가 정말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는 의미 아니겠느냐”며 “이런 때일수록 임원들부터 솔선수범해서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주 6일 근무를 하는 게 시대 흐름에 맞느냐”는 반응도 나온다. 그룹 차원의 임원 주 6일 근무 지침이 결국 직원들의 주 6일 근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삼성의 한 관계자는 “임원 주 6일 근무 권고가 전파되면서 부장급 이하 직원들은 절대 동원돼선 안 된다는 지침이 함께 전달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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