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염색산단, 악취 민원 사라질까

명민준 기자 2024. 4. 1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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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서구 평리동 주민을 중심으로 악취 관련 민원이 폭증하자 대구시가 이곳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염색산업단지 일대 대기 개선 시책을 추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낮춰 왔으나 주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환경은 조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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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관리지역 지정 추진
서구 “3년간 업체 127곳 조사… 매년 최대 15%가 기준치 초과”
지정되면 조업정지-고발도 가능… 환경공단, 연내 실태조사 하기로
주민 대부분은 관리지역 찬성… 일부에선 ‘집값 하락’ 우려도
대구시가 드론을 이용해 촬영한 서구 염색산업단지의 모습. 전체 127개 섬유염색 업체 가운데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고 있어 관련 민원을 유발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서구 평리동 주민을 중심으로 악취 관련 민원이 폭증하자 대구시가 이곳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고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환영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은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대구시는 다음 달에 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악취 물질 배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17일 밝혔다. 최근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위한 의견수렴 공고’를 낸 대구시는 26일까지 주민 등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해관계인은 대구시 홈페이지에서 의견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대구시나 서구에 서면이나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염색산업단지 내 사업장들은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해야 한다. 또 1년 안에 악취 방지계획을 세워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하는데 만약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할 경우 조업 정지와 고발 등 기존보다 훨씬 강화된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1980년 설립 인가한 대구 염색산업단지에는 현재 127개 섬유염색 업체가 입주해 있다. 서구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염색산업단지의 악취검사를 시행한 결과 매년 전체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배출 기준을 초과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서구 관계자는 “매년 700여 건 수준의 관련 민원이 제기돼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색산업단지와 가까운 평리동의 평리뉴타운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난해부터 악취 민원이 폭증하고 있다. 서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악취 관련 민원은 모두 1만3300여 건에 달한다.

대구시는 악취관리지역 지정 추진과 더불어 악취 민원 해소를 위해 올해 1월부터 악취전문가 등으로 구성한 악취특별전담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행한 서구의 조사 결과와는 별개로 피해 지역 영향평가, 악취 발생원 조사 등을 환경부에 요청해 올해 12월까지 한국환경공단이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그동안 서대구역세권 개발 등에 맞춰 염색산업단지 일대 대기 개선 시책을 추진해 오염물질 배출량을 낮춰 왔으나 주민 눈높이에 맞는 생활환경은 조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해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악취 고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대부분 악취관리지역 지정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의견수렴을 시작한 가운데 조속히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가 다수 제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주민 사이에서는 집값이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에 반대 목소리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민 김모 씨(56)는 “대구는 안 그래도 주택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지역인데 우리 동네가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될 경우 오히려 꼬리표가 붙어 집값이 형편없이 내려갈까 봐 걱정”이라며 “주민들이 막무가내로 찬성 입장을 밝히기보다 조금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26일까지 여러 이해관계인의 찬반 의견을 받아서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검토 결과에 따라 시의 계획이 수정되거나 보완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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