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계획 있어요” 2030세대 증가

표태준 기자 2024. 4. 1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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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행복입니다] [12] 현실과의 괴리에도 출산 희망
4월 15일 오후 경기도 부천에서 정효식, 이윤미 부부가 자녀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장련성 기자

작년 합계 출산율이 0.72명으로 떨어지는 등 저출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지만, 다행히도 최근 3년 사이 자녀를 가지길 희망하는 젊은 세대가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가 17일 발표한 ‘2023년 가족 실태 조사’에 따르면, 30대 중 ‘자녀를 (더) 가질 계획이 있다’는 사람은 27.6%로 2020년(18.2%) 대비 9.4%포인트 늘었다. ‘없다’는 사람은 44.4%로 2020년(54.7%) 대비 10.3%포인트 줄었다. 이 조사는 건강가정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이뤄지는 것으로, 총 1만2044가구를 조사했다.

자녀 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30세 미만(12~29세)은 15.7%로 2020년(8.9%) 대비 6.8%포인트 늘었다. ‘없다’고 응답한 사람이 19%로 더 높았지만, 2020년(32.5%)과 비교하면 이 역시 많이 감소했다. 나머지는 ‘아직 생각해 본 적 없다’에 답했다. 40대 중에도 자녀 계획이 ‘있다’는 사람이 5.2%로 2020년(4.1%) 대비 소폭 늘었다. 자녀 계획이 있는 이들의 평균 희망 자녀 수는 1.5명이었다.

그래픽=송윤혜

전영수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는 “심각한 저출생에 젊은 세대 사이에 위기의식이 퍼지고 관련 캠페인 노출도 잦아지며 출산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출산율과 관련된 현실 지표는 매년 하락세로, 현실과 희망의 괴리가 상당하다. 지금이 저출생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시급하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지난달 7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개막한 '제39회 대구베이비&키즈페어(대구베키)'의 부대행사로 열린 생후 12개월 이하 아기들의 경주 '컴 온 베이비(come on baby)' 이벤트 풍경./뉴스1

자녀를 가지길 희망하는 이는 늘었지만, 현실은 저출생·고령화로 1인 가구와 1세대 가구(무자녀 부부 등)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작년 1인 가구 비율은 33.6%로 2020년(30.4%) 대비 늘었다. 1세대 가구도 25.1%로 2020년(22.8%)보다 증가했다. 반면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2세대 가구는 39.6%로 2020년(43.2%)보다 감소했다.

30대는 자녀 계획 비율이 가장 높지만, 동시에 업무 때문에 가족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고 응답한 비율도 전 세대에서 가장 높았다. ‘직장 일 때문에 가족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23.5%·평균 21.2%), ‘직장 일 때문에 가족 행사에 참여 못 한다’(20.7%·평균 17.7%),‘직장 일을 집에 가지고 가는 경우가 있다’(15.4%·평균 14.4%) 등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0대들은 ‘일하는 여성을 위한 보육 지원 확대’(24.9%) 정책이 가장 필요하다고 꼽았다. 그다음으로는 ‘유연근무제 확산’(21%), ‘일·생활 균형을 위한 인식 확산’(15%), ‘남성의 육아·가사 참여 지원’(14.5%) 순이었다. 30대들이 정부의 가족 지원 정책 중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것은 아이 돌봄 정책이었다.

지난 3년간 결혼 제도에 대한 가치관도 많이 바뀌었다.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에 47.4%가 ‘동의’한다고 답했다. 2020년(34%) 대비 13.4%포인트 늘어났다. 2명 중 1명이 독신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셈이다. ‘결혼하지 않고 남녀가 함께 사는 것에 동의한다’는 응답도 39.1%로 2020년(26%)보다 늘었다. 독신과 동거에 대해 동의하는 비율은 남녀가 서로 엇갈렸다. 독신으로 사는 것에 대해서는 여성(48.8%)의 동의 비율이 남성(45.9%)보다 더 높았다. 반면 결혼을 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남성(40.3%)이 여성(37.9%)보다 더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에는 22.1%가 동의해 2020년(15.4%) 대비 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지 않는 것에 동의한다’는 항목 역시 34.6%가 동의해 2020년(28.3%) 대비 늘었다. 이에 대해서는 남녀 응답 비율 차이가 1%포인트 안팎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부부 10쌍 중 7쌍은 금실이 좋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부부 관계에 ‘만족’한다는 응답이 66.2%로 2020년(57%) 대비 9.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불만족’한다는 이는 4%에 불과했다. 2020년(10.6%) 대비 크게 낮아진 것이다. 다만 30세 미만(91.7%), 30대(81.7%), 40대(71%), 50대(61%), 60대(59%), 70세 이상(57.5%) 등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부부 관계에 만족하는 비율이 떨어졌다.

부부간 대화도 늘었다. 배우자와 하루 평균 대화하는 시간은 작년과 2020년을 비교하면, ‘30분~1시간 미만’(31.5%→35.4%), ‘1시간~2시간 미만’(23.2%→31.4%) 등 증가 추세였다. 반면 ‘30분 미만’(25.2%→16.6%) ‘전혀 하지 않음’(1.8%→0.5%)은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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