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17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B조 1차전 UAE와 경기에서 승리한 후 관중석을 향해 박수를 치며 인사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박스 안 컷백 패스 없이
단조로운 헤더만 반복
배준호 등 유럽파 부재로
창의적인 플레이 전무
日에 밀려 조 2위 그치면
파리행 티켓 ‘산넘어 산’
점유율 73%에 슈팅 16번, 크로스를 43번이나 올렸지만 1-0 승리에 그쳤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이 파리 올림픽 예선을 겸한 아시안컵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크로스에 이은 헤더만 반복하는 단조로운 공격 패턴으로 아랍에미리트(UAE)에 신승을 거뒀다.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U-23 대표팀은 17일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U-23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이영준(김천)의 헤더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 골도 세트피스인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정규시간 90분 동안 두 차례 골망을 흔들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짜임새 있게 만들어가는 과정이 부족했다. 중원을 거쳐 박스까지 볼이 투입되는 과정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전반적으로 경기를 주도했지만 측면 공격에만 의존했고, 이마저도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일관하면서 상대 수비를 괴롭히지 못했다. 박스 안으로 투입된 컷백 패스는 단 한 번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활약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유럽파 선수들의 난 자리만 도드라졌다. 특히 대회 직전 합류가 불발된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공백이 아쉬웠다. 배준호는 윙어와 공격형 미드필더 등 2선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타고난 센스와 창의적인 플레이가 최대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다. 몸싸움과 탈압박 능력도 뛰어나 U-23 대표팀에서 거의 유일하게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해줄 자원이다. 하지만 소속팀이 잉글랜드 3부 리그 강등 위기에 빠지면서 차출 불가를 통보하면서 계획이 꼬였다. 올림픽 예선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가 아니어서 선수 차출 의무가 없다.
황선홍 감독은 명단 구성 때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앞서 명단에 들었던 윙어 양현준(셀틱), 센터백 김지수(브렌트포드)가 소속팀의 차출 거부로 대회 직전에 합류가 불발됐다. 이를 두고 황 감독이 현실적으로 출전이 어려운 선수들을 일단 명단에 넣으면서 위기를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올림픽 본선에 직행하려면 이번 대회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조별리그 결과 일본 등에 밀려 2위에 그치면 A조에서 개최국 카타르를 만날 수도 있다. 카타르는 앞서 조별리그에서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를 2-0으로 제압했다. 만만치 않은 전력을 선보인 데다가 개최국 이점을 안고 있어 피하는 것이 유리하다. A조 1·2위 팀과 토너먼트에서 지면 그대로 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다.
황선홍 감독으로선 남은 선수들로 조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수밖에 없다.
UAE전 왼쪽 풀백으로 선발 출전한 조현택(김천)이 정확도 높은 롱볼로 공격의 물꼬를 트고, 김민우(뒤셀도르프)가 후반 교체 투입되면서 중원에서 볼이 돌기 시작한 점은 희망적이다. 프랑스 연령별 대표팀과 평가전에서 멀티 골을 넣으며 활약했던 에이스 공격수 정상빈(미네소타)도 19일 중국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