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임원 주6일 근무' 全계열사 확대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토·일요일 중 하루는 출근해야
조직 긴장감 높이기 포석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가 시행하던 '임원 주6일 근무제'가 삼성 전 계열사로 확대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물산 등 설계·조달·시공(EPC) 관련 임원들에 이어 나머지 계열사 임원들도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는 출근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삼성 임원들의 주6일 근무는 급변하는 경영 환경 속에서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다는 차원에서 거론돼 임원들이 동참하기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임원들은 토요일과 일요일 중 하루는 출근하게 됐다. 삼성의 전자 계열사 인사팀은 임원들에게 주6일 근무 동참을 개별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룹 '맏형' 삼성전자가 반도체 불황 여파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실적이 연동되는 전자 계열사들도 동참하자는 취지다.

삼성전자에서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올해 1분기 시장 회복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완전한 회복까지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AI) 시장 확대와 함께 급성장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주도권을 내어준 것도 실책으로 남아 있다. 스마트폰 시장 역시 쉽지 않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출하량은 11억7000만대로 1년 전에 비해 3.2% 감소하는 등 시장이 축소된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세로 돌아섰지만, 아직까지 남은 변수가 적지 않아 위기 경영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지원·개발부서 임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주6일 근무체제를 유지해온 것이 사실이다. 이번 근무체제 확대로 삼성전자 지원부서 외에 영업·생산 관련 부서 임원들도 주6일 근무에 동참하게 됐다. 삼성물산·삼성중공업·삼성E&A 등 EPC 관련 계열사 임원들은 지난 1월부터 주6일 근무를 시행해왔다. 금융 계열사들은 아직까지 주6일 근무와 관련해 별도 언급은 없었지만, 앞으로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근무 형태는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 하루를 골라 출근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은 임원들에 대한 근태 관리를 별도로 하지 않아 출퇴근 여부를 체크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과거 주말 근무가 다소 느슨한 형태였던 것과 달리 평일 출근과 동일한 수준의 업무 강도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부하직원들의 동반 출근은 엄격하게 금지된다. 삼성전자 한 임원은 "위기 경영이 지속되는 시점에 임원들이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에서 임원들이 주6일 근무에 동참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