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실책→GG 글러브로 교체' 김하성, 3호포 대포 쾅! '어썸킴'이 돌아왔다

안호근 기자 2024. 4. 17.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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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17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펼쳐진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장, 1회초 스리런포를 터트린 뒤 홈으로 들어오면서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내야 수비의 꽃이라는 유격수. 그만큼 수비의 부담이 큰 포지션이다. 국내에서 주로 유격수로 활약했던 김하성(29·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지난해 주로 2루수를 비롯해 내야 곳곳을 돌며 내셔널리그 유틸리티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하성에게 다시 유격수로서 기회를 줬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봐준다는 것이다. 올 시즌을 마친 뒤 연장 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하성에게도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였다.

다만 그만큼 스스로에게도 부담이 된 것일까. 김하성은 올 시즌 20경기에서 벌써 4개의 실책을 범했다. 지난 3시즌 동안 21개, 시즌당 평균 7개의 실책을 범했던 김하성이 시즌 초반부터 수비에서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수치다.

특히 지난해 김하성은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루수에서 856⅔이닝, 3루수에서 253⅓이닝, 유격수로 153⅓이닝, 총 1263⅓이닝 동안 세 포지션을 소화하면서도 실책은 8개에 불과했다. 김하성이 지난해 골드글러브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렇기에 올 시즌 초반 페이스는 더욱 심상치 않아 보인다. 새 글러브가 그 이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6회말 실책을 저지른 뒤 글러브를 바라보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샌디에이고 유니온 트리뷴은 16일(한국시간) 김하성은 지난 14일 LA 다저스전부터 지난해 사용하던 글러브를 다시 끼기 시작했다. 매체는 "샌디에이고 유격수는 2023년 자신이 착용했던 모델을 다시 사용하며 특별한 새 글러브를 착용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김하성은 15일 다저스전 2회말 땅볼 타구에 실책을 범한 뒤 글러브를 교체했다. 김하성은 당시 2사 1사에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땅볼 타구를 포구하지 못했다. 김하성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으며 애꿎은 공을 바라봤다.

실점 위기에서 스스로 만회를 했다. 2사 1,2루에서 가빈 럭스의 타구가 내야를 벗어나 애매한 곳으로 향했는데 김하성은 빠르게 쫓아 환상적인 다이빙 캐치를 했다.

그럼에도 김하성은 글러브 교체를 택했다. 다음 이닝부터 김하성의 글러브는 검정색에서 황금색으로 바뀌어있었다. 이는 김하성이 지난해 사용했던 글러브다.

매체에 따르면 김하성은 "글러브의 잘못만은 아니다"라고 말하며 "하지만 지금 제가 사용하고 있는 롤링스 글러브는 내 마음에 쏙 들 정도로 완전하게 길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나에게 약간의 정신적 압박을 가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치고 귀국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김하성이 들고 나온 황금색 글러브. /사진=뉴시스
김하성은 올 시즌 주로 골드글러브 수상자를 증명하는 금색 패치가 박혀 있는 검은색 글러브를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그러나 4개의 실책 중 3개가 이 글러브를 착용했을 때 나왔고 흔들릴 수 있는 순간 김하성은 다시 익숙함을 택했다.

매체는 글러브를 포함해 수비에서 자신감은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김하성 또한 "(자신감은) 확실히 중요하다"며 "실수를 하면 머릿속에 부정적인 생각이 맴돌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지난해 4월 8일 시즌 첫 실책을 범한 뒤 이후 153차례 수비에서 무실책을 이어갔고 지난해 3개의 포지션에서 DRS(Defensive Run Saved) 9를 기록한 유일한 내야수였다고도 매체는 설명했다. 이 밖에도 감탄을 자아내는 수비를 바탕으로 각종 수비 지표에서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김하성은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빅리그 진출 후 수비에서 더욱 기량이 향상됐다는 평가를 받는 김하성이다. 그는 "항상 다음 이닝이 있고, 항상 다음 플레이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경기에서는 별로 생각할 게 없다"며 "나는 어떤 식으로든, 특히 수비적으로 팀을 돕기 위해 필드에 나가려고 노력한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잊어버리고 생각을 재정립하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자신감이 넘친다. 김하성은 "비록 약간의 실수가 있기는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며 "시즌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매우 (좋은) 수비 통계를 가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나는 꽤 자신있다"고 자부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왼쪽)이 17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펼쳐진 2024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5회말 1사 1루에서 투수 시즈의 송구를 가까스로 잡아내며 투랑의 2루 진루를 저지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이크 쉴트 샌디에이고 감독은 "나는 이 상황을 더 크게 만들고 싶지 않다"며 "김하성은 그 직후 엄청난 플레이를 펼쳤기 때문에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이 문제를 더 크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혹여나 실책에 대한 것이 화제가 되면서 김하성이 흔들릴까 걱정한 것이다. 쉴트 감독은 김하성이 수비에서 공헌해왔다는 것을 강조하며 "김하성은 우리가 경기에서 승리하는 데도 도움을 줬다"고 치켜세웠다.

사령탑의 우려와 달리 김하성은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글러브 교체가 그에게 심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보인다. 타격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김하성은 14일 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고 15일엔 빅리그 진출 후 처음으로 볼넷만 4개를 얻어내며 출루 본능을 과시했다.

16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선 1타점 적시타와 함께 볼넷 2개를 얻어내며 출루율을 상승시키더니 이날은 1회초부터 1사 2,3루에서 좌완 웨이드 마일리의 몸쪽 시속 87.9마일(141.4㎞) 커터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만들어냈다. 타구 속도는 101.5마일(163.3㎞)일 정도로 강했다.

5회엔 볼카운트 3-0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자동 고의 4구로 걸어나갔다. 올 시즌 고의 4구를 벌써 3개나 얻어냈다. 이는 빅리그 전체 2위에 해당한다. 비어 있는 1루를 채우겠다는 계산이기도 했지만 그만큼 김하성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수비에서 익숙한 글러브를 택하며 안정감을 찾자 타석에서의 성적도 덩달아 좋아지고 있다. 타율 0.217, 출루율 0.284, 장타율 0.417에 그쳤던 김하성은 글러브 교체 이후 타율 0.225, 출루율 0.341, 장타율 0.451로 눈에 띄게 타격 지표가 좋아졌다. 수비에서도 이후로는 실책을 하나도 저지르지 않고 있다.

물론 골드글러브 수상자만의 특별한 패치가 있는 특별한 새 글러브를 길들이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갈 예정이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금색 글러브를 사용했는데 이를 제대로 길들이기까지는 7개월이 걸렸다. 김하성은 "내 생각엔 시즌 중반쯤에는 (새 글러브를 활용할) 준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왼쪽에서 세 번째)이 17일(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펼쳐진 2024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밀워키 브루어스와 원정 경기에 유격수 겸 5번 타자로 선발 출장, 1회초 스리런포를 터트린 뒤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면서 마이크 쉴트(오른쪽에서 두 번째) 샌디에이고 감독을 비롯해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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