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이 키우는 데 온 마을 나서듯… 결혼·출산·육아정책 책임진다 [지방기획]
2023년 출생아 1만200명… 10년간 54% ↓
1분기 인구자연감소도 전국서 가장 많아
道, 2024년 조직개편 4개팀 13명 TF 꾸려
‘우리동네 돌봄마을’로 아이들 보살피고
中企 근무하는 부모들 대상 ‘조기 퇴근’
도청에선 ‘아이 동반 근무 사무실’ 시행
‘청춘동아리’·‘솔로마을’·‘크루즈 여행’…
미혼남녀 만남 주선 패키지 사업 벌여
‘0.86명.’
◆저출생 반등 위해 본부급 전담조직 꾸려
도는 저출생 문제 극복을 위해 올해 1월25일 조직 개편을 꾀했다. 안성렬 도 미래전략기획단장을 본부장으로 하고 분야별로 역량이 있다는 직원을 모아 4개팀 13명으로 ‘저출생과 전쟁본부(TF)’를 꾸렸다. 도는 합계출산율 2.1명을 목표로, 저출생 극복을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도가 발표한 ‘K저출생 극복 기본구상’은 완전 돌봄과 안심 주거,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크게 네 가지 분야 72개 세부 실행계획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우리동네 돌봄마을’ 사업은 도가 마련한 대표적인 저출생 극복 정책이다. 쉽게 말해 예전 마을 사람들이 함께 아이를 키웠던 공동체 돌봄의 21세기 버전이다. 아파트·마을회관 등 공동시설에 전문 교사와 자원봉사자, 대학교 실습생이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아이를 보살핀다. 순환버스가 아이들의 이동을 지원하고 경찰·소방에서 안전을 책임진다.
경북은 결혼 적령기 청년인구 밀집도가 낮고 민간 결혼정보회사 역시 대부분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 남녀 간 만남의 기회가 수도권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이에 착안해 도는 미혼남녀 만남의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미혼남녀 만남 주선 패키지 사업’이 그것이다. 저출생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미혼남녀의 만남과 결혼을 돕는 일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청춘동아리’와 ‘솔로마을’, ‘행복만남 여행’, ‘크루즈 여행’ 등의 사업이 대표적이다.
도는 이와 별개로 ‘온 국민이 함께하는 1만원 이상 성금 기부 운동’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초부터 기업과 단체, 개인 등 성금 기부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달 14일까지 14억원이 모였다. 성금은 저출생 극복 및 출산 장려 사업비로 쓰인다. 5월에는 ‘저출생 반등 완화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영국의 작가 다니엘 튜터는 ‘기적을 이룬 나라, 그러나 기쁨을 잃은 나라’로 지금의 대한민국을 묘사했다. 드라마틱한 성장 뒤에는 ‘지역 불균형’이라는 비용청구서가 날아들었고, 여기에 모든 것이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더욱 치열해진 경쟁은 결혼과 출산을 꺼리는 사회적 분위기로 이어졌다는 평가였다.“
연애와 결혼, 주택 마련, 출산과 육아도 파격적으로 지원하는 대책을 연달아 내놔 저출생 전쟁에서 승기를 잡겠습니다.”
이철우(사진) 경북도지사는 10여년 전부터 “지방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며 지방균형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분권주의자이다. 그의 지론은 가속화하는 인구·지방소멸 시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이 지사는 경북도가 최근 ‘K저출생 극복 기본구상’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저출생 문제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현장을 제일 잘 아는 지방에서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피부에 와닿는 정책을 발굴하겠다”며 직접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 지사의 지시 아래 경북도는 저출생과 전쟁본부 출범부터 전략 구상 발표회까지의 과정을 2개월 안에 진행했다. 사상 유례없는 속도전은 그만큼 저출생 문제가 도의 절박한 현안이라는 상황인식이 담겨 있다.
이 지사는 저출생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수도권 병’으로 봤다. 그는 “청년이 수도권에 밀집된 상태로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집 구하기는 더욱더 어려워지고 외곽 출퇴근 시간이 길어진다”며 “경쟁적인 교육 분위기 때문에 교육비 부담도 날로 커지고 한마디로 요즘의 청년들은 지쳐 있다. 결혼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을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출생아 23만명 중 서울·경기지역 출생아 수는 절반가량인 11만명이다. 반면 경북의 출생아 수는 1만명 정도에 불과했다.
이 지사는 “한시바삐 살기 좋은 지방을 만들어서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소해야 한다”면서 “위기에 놓인 나라 전체의 저출산 흐름을 바꿔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이 주도한 정책에 국가 균형발전과 교육 개혁 등의 대전환을 통해 혁신적으로 국가 구조를 디자인해야만 저출생의 파고를 넘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결국 긴 호흡으로 청년의 고민과 불안을 해소하고 만남과 결혼, 출산, 육아가 인간의 최고 행복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나씩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회 전반의 배려와 공감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선 국민적인 동참이 필요한데 도가 추진하는 저출생 정책을 응원해 주고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안동=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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