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 한 방에 발목 잡힌 류현진…‘통산 100승’ 달성은 실패, 그래도 에이스다웠다[스경x현장]
프로야구 ‘통산 100승’에 도전한 류현진(37·한화)이 ‘피홈런’ 한 방에 발목을 잡혔다. 짙은 아쉬움 속에서도 에이스다운 투구로 7회까지 마운드를 책임졌다.
류현진은 17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안타(1홈런) 2사사구 8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류현진은 이날 KBO리그 복귀 후 가장 긴 이닝을 소화했다.
투구 내용도 좋았다. 류현진은 3회까지 NC 타선을 안타 2개로 꽁꽁 묶었다. 복귀 후 첫 승리를 따낸 잠실 두산전처럼 빠른 공과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문제는 2-0으로 앞선 4회말이었다. 류현진은 2사 1·2루에서 NC 김성욱에게 시속 139㎞ 높은 커터를 던졌다가 역전 스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12년 만에 KBO리그로 돌아와 처음 맞은 홈런이다. 요나단 페라자(3회)와 문현빈(4회)의 적시타로 잡은 리드도 단숨에 뺏겼다.
잘 던지다가 맞은 홈런이라 더욱더 아쉬웠다. 류현진은 3회까지 공 37개밖에 던지지 않을 정도로 NC 타선을 압도했다. 앞서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일순간 와르르 무너진 적 있는 류현진은 더는 흔들리지 않았다.
홈런 직후 김형준을 삼진으로 처리해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5, 6회 단 한 번의 출루도 용납하지 않았다. 7회말에는 선두 타자 박건우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앞서 홈런을 내준 김성욱에게 병살타를 유도해 아웃 카운트 2개를 잡았고 김형준을 또 한 번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화는 8회초 황영묵의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지만 경기를 뒤집진 못했고, 류현진은 8회말 장시환과 교체됐다. 한화는 류현진이 마운드에서 내려간 직후 추가 실점해 3-4로 패했다.
100승을 달성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7이닝 동안 직구 31개, 체인지업 31개, 커터 23개, 커브 13개 등 98구를 던졌다. 빠른 공 최고 구속은 시속 146㎞를 찍었다.
NC라는 낯선 팀과 마운드도 류현진의 호투를 가로막진 못했다. NC는 류현진이 미국프로야구(MLB)로 진출한 2013시즌 처음 1군에 진입한 팀이다.
류현진은 앞선 두산과 경기에서 시즌 첫승과 함께 KBO 통산 99번째 승리를 따냈다. 앞으로 4경기 안에 1승을 보태면 최소 경기 수 기준 역대 3번째로 빨리 100승을 달성한 투수로 이름을 남긴다.
한화 선수로는 송진우(1997년), 정민철(1999년), 이상군(2000년), 한용덕(2000년)에 이어 5번째 ‘100승 투수’가 된다. 우천 등의 변수만 없다면 류현진은 오는 23일 수원 KT전에서 다시 한번 100번째 승리에 도전한다.
창원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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