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 무법자? 목숨 걸고 달립니다”…‘안전한 배송’ 논의해야
[앵커]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좀 더 빨리, 좀 더 많이 콜을 받으려는 배달기사들은 도로 위에서 늘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습니다.
이번 달에만 배달기사 세 명이 숨졌는데 거대 기업으로 성장한 배달 중개회사들이 이제는 안전배송에 좀 더 투자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희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퀵서비스 배달기사 김기범 씨, 지난해 11월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신호 위반 승용차에 치였습니다.
목숨은 건졌지만, 왼쪽 발목을 영영 쓰지 못하게 됐습니다.
[김기범/배달기사 : "(하루) 5만 원에서 6만 원 정도는 보험료, 기름값, 밥값…. (생계를 유지하려면) 기본적으로 시간당 2만 원이 (벌이로) 나와야 돼요."]
생계를 위해선 한 건이라도 더 많이, 더 빨리 배송해야 합니다.
[김기범/배달기사 : "돈을 내가 집에 가져가서 우리 아이 웃는 얼굴 볼 수 있고, 우리 애들 조금 더 좋은 거 먹일 수 있고…."]
지난주엔 음식을 배달하던 50대 기사가 과속 차량에 치여 숨지는 등 이달에만 배달기사 3명이 사고로 숨졌습니다.
[김현옥/배달플랫폼노조 서울 금천구분회장/지난 16일 : "배달 산업이 성장할수록 산재 사고는 그만큼 늘어났다."]
배달 오토바이 10대 가운데 4대는 위험 운전을 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는 등 '도로 위 무법자'라는 따가운 시선도 있는 상황.
하지만 배달 기사들의 근무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구교현/라이더유니온 위원장 : "이륜차 운전자들이 제대로 법을 지키고 교통법규를 지키면서 일해야 되는 것도 맞지만, 배달 노동자들이 일하는 환경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이수범/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 : "정부 측에서 그런 (교통 안전) 교육시설이나 이런 부분이 빨리 확충이 되고 교육을 해야 되는 사람들을 이제 제도권 안으로 끌고 들어와야 되겠죠."]
도로 위의 모두가 안전할 수 있도록, '안전한 배송'에 대한 제도 개선 논의가 필요할 때입니다.
KBS 뉴스 이희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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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연 기자 (hea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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