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아이 두고 6·25 참전했던 아버지…유해 발굴 20년 만에 이름 찾았다
아내와 세 자녀를 두고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산화한 차말줄 일병(사진)의 유해 신원이 확인됐다고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17일 밝혔다.
국유단은 2004년 9월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일대에서 고인의 유해를 발견해 2010년 9월 고인의 아들 차성일씨를 찾아 유전자 검사를 했지만 가족관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 국유단은 전사자가 다수 발굴된 지역의 유해와 유가족 유전자를 최신 기술로 다시 분석해 지난 3월 유해와 차성일씨가 부자 관계라는 사실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1917년 울산에서 출생한 차 일병은 2남1녀를 둔 가장으로 정유회사에 근무하다 인천상륙작전 다음날인 1950년 9월16일 33세 때 자원 입대했다. 제5사단 소속으로 영남지구 공비 토벌에 참전한 고인은 1951년 2월 중공군의 제4차 공세에 맞선 횡성-포동리 부근 전투에서 산화했다.
아버지가 입대할 당시 한 살이었던 고인의 아들 차성일씨는 “제 생애 동안 아버지의 유해를 찾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저 서울 현충원을 열심히 찾아다니며 울분을 달래왔다”면서 “험난한 산꼭대기를 수차례 오르내리면서 아버지를 찾아준 소식을 듣고 가슴이 벅차오르며 눈물이 난다. 노력해주신 국가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차 일병은 수류탄을 온몸으로 덮어 소대원들을 구하고 순직한 차성도 중위의 삼촌이기도 하다. 1970년 육군 27사단에서 소대장으로 부임한 차 중위는 같은 해 야간 방어 훈련 중 한 병사가 수류탄 투척을 위해 안전핀을 뽑다가 실수로 놓치는 일이 발생하자 즉각 수류탄을 온몸으로 덮어 순직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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