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초선 당선자 간담회에 절반 불참... “위기감 안보인다”

박국희 기자 2024. 4. 1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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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에서 세번째)가 17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초선 지역구 당선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스1

17일로 여권의 총선 참패 일주일이 지났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의힘 내부에서 위기감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보수 정당 사상 처음으로 총선 3연패를 했음에도 패배가 당연시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윤재옥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22대 국회 초선 당선자 오찬 간담회를 열었다. 15일 4선 이상 간담회, 16일 당선자 총회에 이은 당 수습 방안 논의의 연장선상이다. 전날 당선자 총회에서는 반성과 혁신 논의보다는 초선들의 자기소개와 생환한 의원들이 서로 당선 축하를 건네며 ‘셀카’를 찍는 모습이 부각됐다.

이날 초선 지역구 당선자 28명 중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은 절반인 14명에 불과했다. 일부는 지각했다. 불참자들은 “오찬 일정이 급하게 공지되는 바람에 다른 일정과 겹쳐서 못 갔다” “전날 당선자 총회도 했는데 이틀 연속 갈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들이었다.

참석자들은 민주당 지지층인 4050세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올리는 방안, 민주당보다 열세인 지역 조직의 극복 방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문제 제기 수준이었고 깊숙한 논의를 한 것은 아니었다”라고 했다. 이날 참석한 삼성전자 사장 출신 고동진 당선자(서울 강남병)는 “회사였으면 오늘 같은 날 벌써 TF(태스크 포스)를 만들었을 텐데 여기(국회)는 사람들이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극단적인 여소야대 의석 차이로 당내에서는 “22대 국회 역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며 무기력한 모습이다. 당 관계자는 “어느 정도 의석수가 비슷해야 뭐라도 해보자는 말이 나올 텐데 지난 4년간 방법이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던 만큼 이제는 의원들도 각자도생 분위기”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차기 비대위원장과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 등 벌써부터 당권 경쟁 국면만 부각되고 있다. 인천에서 5선이 된 윤상현 의원은 통화에서 “유례없는 참패를 당했으면 반성과 사죄를 어떻게 하고 변화할지 보여줘야 되는데 그런 얘기는 없고 총선 패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윤재옥 비대위원장으로 그냥 가는 분위기”라며 “나는 영남권 의원들과 같은 현상을 바라봐도 현실 인식의 엄청난 괴리를 느낀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우리는 수도권은 없고 총선·대선에서 다 질 것”이라고 했다.

대구에서 4선이 된 윤 권한대행은 초선 간담회에서 “우리끼리 (총선에서) 졌다고 누가 잘했느니 못했느니 그런 분위기면 지리멸렬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지 않도록 하자”며 단합을 강조했다. 부산에서 재선된 박수영 전 여의도연구원장은 최근 “4년 전보다 5석이 늘었다”며 “3%만 가져오면 대선에서 이긴다”고 했다. 당 관계자는 “다른 목소리를 내면 ‘내부 총질’이라며 ‘당정 일체’만 강조한 결과가 이번 총선 참패인데 또다시 단합부터 하는 게 맞느냐”고 했다.

이번 국민의힘 지역구 당선자 90명 중 영남 출신은 59명으로 전체의 65.6%다. 지난 총선보다 영남권 당선자가 3명 늘었다. 이날 국민의힘 보좌진의 소셜미디어 익명 게시판에는 윤 권한대행을 겨냥해 “수도권·중도층의 표심을 못 읽고 범죄자 심판만 내세운 TK(대구·경북) 스타일 선거로 패배 주역 중 한 분이 민심을 받들겠다며 버티고 있는 게 우스울 뿐”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쓴소리는 원로들에게서 나왔다. 이날 윤 권한대행이 주재한 상임고문단 간담회에 참석한 정의화 전 국회의장은 “참패 원인은 대통령의 불통과 우리 당의 무능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라며 “한발 늦은 판단, 의정 갈등에서 나타난 대통령의 독선적 모습들이 표심에 나쁜 영향을 준 것 아닌가. 당은 더 이상 대통령만 쳐다보는 정당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유준상 고문은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자주 해서 소통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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