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이 잊고 싶지 않은 유상철 감독, 보내고 싶지 않은 이동경
프로축구 울산 HD가 호랑이굴(울산문수구장의 애칭)에서 일본의 요코하마 마리노스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에서 맞붙은 17일.
울산은 요코하마와 함께 잊을 수 없는 한 사람을 향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현역 시절 울산(1994~1998년 ·2002~2003년·2005~2006년)과 요코하마(1999~2000년·2003~2004년)에서 나란히 활약했던 故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명예 감독이 그 주인공이었다.
2021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 감독은 울산에서 두 차례씩 정규리그 우승(1996년·2005년)과 리그컵 우승(1995년·1998년)을 경험했다. 요코하마에서 역시 두 차례 J리그 정상(2003년·2004년)에 올랐다는 점에서 레전드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울산은 경기 전 유 감독을 추모하는 영상을 상영했다. 울산 선수들은 유 감독을 추모하는 티셔츠와 머플러로 선배를 예우했다. 요코하마 선수들은 스폰서 문제로 티셔츠는 입지 못했지만 이벤트에 발생하는 로열티를 받지 않는 등 이벤트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양 팀의 관중도 한 마음이었다. 전반 6분 현역시절 유 감독의 등번호 6번을 달고 뛰었던 것을 감안해 60초간 박수가 쏟아졌다. 요코하마 팬들은 ‘포기하지 않는 정신, 우리가 이어받자 유상철 형과 함께’라는 문구가 담긴 걸개를 내걸어 유 감독을 향한 사랑을 짐작하게 만들었다.
유 감독을 향한 추모와 승패는 별개였다. 울산은 이동경이 전반 20분 팀 동료 주민규가 내준 공을 감각적인 왼발슛으로 요코하마의 골문을 열었다. 울산은 후반 23분 주민규의 슛과 24분 이동경의 슛이 연달아 골대를 때리는 아쉬움 속에 1-0 승리를 확정했다. 울산이 ACL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에 오르는 동시에 내년 32개팀으로 확대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티켓을 따낸 순간이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이동경은 울산 팬들이 보내고 싶지 않은 또 한 사람이 됐다. 이동경은 올해 K리그1 7경기에서 6골(2위) 4도움(1위)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데, 29일 국군체육부대 입대로 당분간 이별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동경은 24일 일본 요코하마로 무대를 옮겨 치르는 ACL 4강 2차전과 28일 K리그1 제주 유나이티드와 8라운드가 울산에서 뛸 수 있는 마지막 경기다. 이동경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ACL 결승 티켓을 안기겠다는 각오다.
울산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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