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K리그 휘어잡는 이동경의 미친 왼발, ACL도 뒤흔들었다… 울산 1-0승

(베스트 일레븐=울산)

이동경의 매서운 왼발은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위력적이다. 곧 군입대를 앞두고 있는 이동경이 울산에 대회 결승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선물했다.

이동경이 속한 울산은 17일 저녁 7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2023-2024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1라운드 요코하마 F마리노스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울산은 전반 19분 이동경의 득점에 힘입어 안방에서 요코하마를 잡고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이동경은 K리그1에서 6골 4도움을 기록, 2024시즌 개막 후 K리그1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는 등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고 있다. 특히 장기인 왼발 강슛은 알고도 당한다는 느낌마저 줄 정도로 굉장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하지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그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었다. 2023-2024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8경기 1도움, 득점과 어시스트 가리지 않고 폭발하고 있는 이동경임을 떠올리면 아시아 무대에서는 조금 아쉽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하지만 결승 진출 티켓을 건 승부인 이번 준결승 요코하마전에서는 그 진가가 폭발했다. 이동경은 전반 19분 이명재가 좌측면에서 날린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등진 상태에서 받은 주민규의 패스를 받아 강렬한 왼발 땅볼 슛으로 일본-브라질 혼혈 골키퍼 윌리암 포프가 지키는 요코하마 골문을 꿰뚫었다. 안방에서 반드시 승리를 한 상태에서 24일 원정 승부에 임해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었던 울산이 초반부터 승기를 잡고 승부를 풀어간 계기를 만들었다.

후반 23분에도 득점에 거의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고승범의 패스를 박스 왼쪽 모서리 부근에서 잡은 후 날카로운 왼발 땅볼 슛을 날렸으나, 이번에는 포프 골키퍼의 놀라운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이 슛이 골로 이어졌다면, 울산은 굉장히 편안한 상태에서 24일 원정 경기에 임했을 것이다.

참고로 이동경은 이 골은 2년 6개월 여 만에 맛본 AFC 챔피언스리그 득점이었다. 2021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8강 전북 현대전에서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골망을 흔들며 팀의 4강 진출을 주도했었다. 이번에도 정말 중요한 득점으로 울산 팬들을 웃게 했다.

글=김태석 기자(ktsek77@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