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정치]尹 대통령, 박영선·양정철 진짜 검토했나?

송찬욱 2024. 4. 1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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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진짜 정치' 정치부 송찬욱 차장 나왔습니다.

Q. 쇼킹한 카드에요. 박영선 국무총리, 양정철 대통령 비서실장, 대통령이 진짜 검토한 거 맞습니까?

저희 취재 결과 대통령이 여러 후보군 중 하나로 검토한 건 맞습니다.

대통령의 의중에 박영선 전 장관과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정권 '투톱' 후보군 중에 있었다는 거죠.

어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국민 위해 내가 못할게 뭐 있겠나"라고 했잖아요.

지금까지 거론된 후보군에 야당이 다 부정적인 상황에서, 본인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 중 민주당 출신까지 후보군을 넓히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검토했다는 겁니다.

Q. 그런데 쇼킹했거든요. 두 사람은 '문재인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취임 전에 히말라야 트래킹을 갈 정도로 각별한 사이고, 대선 때 전략을 짰었습니다.

윤 대통령과도 인연이 깊은데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 당시 직접 밝힌 적이 있습니다.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윤 대통령이 좌천돼 있던 대구고검 근무 시절 알게 됐고, 총선 출마 권유도 받았다는 것입니다.

문재인 당시 대통령에게 윤 대통령을 검찰총장으로 추천한 인물이 양 전 원장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박영선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냈죠.

윤 대통령이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 댓글 수사로 좌천됐을 때 야당 몫 국회 법사위원장이던 박 전 장관이 힘을 보태며 각별해진 걸로 알려져있습니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이 미국 하버드대에서 연설을 할 때 참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부부간의 모임도 여러 차례 가질 정도로 친분이 깊은 걸로 전해지는데, 폭넓게 등용을 한다는 차원에서 검토가 된 것입니다.

Q. 그러면 왜 대통령실은 부인했나요?

제가 취재한 바는 이렇습니다.

오늘 새벽 박영선, 양정철 인선 기사가 나왔고,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검토된 바 없다고 공지한 시각은 오전 8시 53분입니다.

대통령실은 매일 아침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을 포함한 주요 참모 회의가 열리는데요.

이 자리에서 '검토된 바 없다'는 공식 입장으로 정리가 됐습니다.

보수층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됐기 때문인데요.

아무리 총선 참패했다고 해도 총리와 비서실장이라는 정권 핵심 자리를 민주당 출신 인사에게 내준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거죠.

또 백보 양보하더라도 야당의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는 몰라도, 비서실장 자리를 양 전 원장이 하는 건 말도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Q. 그럼 공식 라인에서는 대통령이 검토하는지 몰랐다는 거예요?

시스템에 혼선이 빚어진 건 분명해 보입니다.

일단 박영선-양정철 카드가 비서실장-정무-홍보 공식 라인에서 검토한 것은 아닌 것으로 취재됐습니다.

대통령실내 '제3의 라인'을 통해 여론을 살피려고 했고 그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가 된 겁니다.

저희 취재 과정에서도 혼선 기류가 느껴졌는데요.

보도 이후 인사와 관련돼있는 대통령실 핵심관계자는 "황당한 얘기다. 대통령이 그렇게 하겠는가"라고 상황을 정확히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인사 업무와 무관한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과 철학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당적이 무슨 소용이냐"면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공식 라인으로 정식 검토해보기 전에 여론을 살펴보는 차원의 해프닝이었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인데, 대통령실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우려스러운 대목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Q. 그러면 이제는 두 사람 쓸 가능성은 없다고 보면 되나요?

물론 윤 대통령은 여전히 양 전 원장의 책사로서의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양 전 원장은 "정치에서 손을 뗐다"면서 비서실장설을 부인 했습니다.

아직 미국에 체류 중인 박 전 장관은 "곧 한국에서 뵙겠다"고 귀국을 예고했는데요.

가능성을 완전히 닫을 수는 없지만 내부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크진 않아 보입니다.

지금까지 진짜정치였습니다.

송찬욱 기자 song@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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