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염증 치료에 특효 `민들레`
소리 없이 다가와 봄을 알리는 민들레는 현대인들에게 생소하겠지만, 그 약효는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그냥 넘어가기에는 아까운 식물이다. 민들레는 자라지 않는 곳이 없다. 길거리나 돌 틈새의 척박한 조그만 공간에도 뿌리내려 자란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민들레를 강한 생명력의 상징으로 일컬어 왔다.
실제로 강한 생명력만큼 그 약효도 뛰어나다. 민들레는 비타민 A 및 B군, 각종 무기질 등 풍부한 영양소와 약리물질을 가졌다. 영양학자인 로이 이 바타베디안(Dr. Roy E. Vatabedian)이 만든 평가표의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3,000여종의 식품들 중에 '가장 좋은 10가지 식품'에 이 민들레가 포함되었다. 흔히 먹는 브로콜리나 시금치보다도 영양가가 더 많다고 하겠다.
한방에서는 민들레를 '포공영(蒲公英)'이라 한다. 민들레의 쓴맛이 위와 장을 튼튼히 하므로 식욕부진이나 소화불량, 습관성 변비에 즙을 내거나 가루로 내어 먹어도 좋고, 달여서 즙을 마셔도 된다. 열을 내리고 독을 풀어주는 효과가 있고, 소염작용이 있어 급성유선염 등 유방 쪽의 염증 치료에 상당히 효과적이다. 이뇨 및 소염 작용이 있어 급성요도염에도 쓴다.
항균작용이 있어 대량으로 달여 마시면 급성편도선염, 급성인후염,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주목할 점으로 담즙 분비 촉진 및 간 기능 보호 작용이 있어 급성 황달형간염에 일정한 효력을 나타낸다. 이러한 간 기능의 활성화는 에스트로겐의 대사에도 도움을 주어 여성의 생리통이나 갱년기 장애에도 좋다.
또 림프 세포의 모세포를 증강시키므로 신체의 면역 기능을 강화시키기도 한다. 민들레는 장관에서 당의 분해를 지연시켜 급격한 혈당상승을 막아 당뇨병에도 도움을 주기도 한다.
외용으로 화상이나 볼거리에도 생것을 찧어서 붙이면 효과가 있다. 줄기를 꺽을 때 나오는 하얀 유액을 티눈이나 사마귀를 없애는데도 써 왔다. 이처럼 용도가 다양해 중국에서는 '가장 많이 활용되는 6대 약초' 중의 하나에 민들레가 선정되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도 민들레가 "성질은 평(平)하고 맛은 달며 독이 없다. 부인의 유옹(乳癰)과 유종(乳腫)을 낫게 한다. 악창(惡瘡)을 삭히며 멍울을 헤치고 식독(食毒)을 풀며 체기(滯氣)를 없애는 데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였다.
민들레에는 버릴 것이 없다. 건조시켜 볶은 뿌리는 커피 대신에 커피 맛을 내는 건강차로 마시기도 한다. 약으로 쓸 때는 가을과 겨울에 걸쳐 굵어진 뿌리를 이른 봄에 잎과 함께 캐내어 살짝 씻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말린 다음에 쓴다.
보관할 때는 습기를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길가와 떨어진 청정한 곳에서 자라는 민들레를 채취해야 한다. 길가에 자라는 식물에는 몸에 유해한 중금속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민들레는 술로도 담아 먹는다. 꽃이 활짝 피기전의 민들레의 전초와 뿌리를 캐어서 잘게 썬 다음, 민들레의 3~5배 정도의 소주를 넣고 약간의 설탕을 넣은 다음 1개월 후쯤 먹으면 된다. 이는 기침과 가래의 제거에 좋으며 이뇨 및 건위작용도 있다.
뿌리나 어린 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을 수도 있고, 뿌리를 적당히 잘라서 기름에 튀겨 먹어도 영양식으로 좋다. 실제 서양에서는 민들레의 어린 싹을 샐러드로도 많이 활용하고 있다. 주위에 텃밭이 있다면 민들레를 키워도 좋겠다. 채취할 때 되도록 뿌리에서 먼 부분을 잘라주고 다시 흙을 덮어주면 또 자라므로 자라는 기간 내내 싱싱한 민들레를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민들레는 성질이 차고 쓴맛이 있어 소량으로는 건위제로서 작용하지만, 많은 양을 장기간 복용하면 위장을 자극해 복통과 설사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용량에 주의를 요한다. 민들레는 독특한 존재다. 수많은 채소 중에서도 스트레스와 피로에 지친 현대인에게 대단한 효능을 발휘할 기능성 식품의 하나로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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