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사모펀드의 생명보험산업 투자 실패

2024. 4. 17.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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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가장 선진적 소유구조로 인식하고 있는 소유분산기업 체제도 실상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문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단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주주들의 압력으로 기업의 장기적 혁신과 장기적 가치 추구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소유분산기업 체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소유분산 상장기업 수는 크게 줄어들고 지배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은 크게 늘고 있으며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상장사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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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가장 선진적 소유구조로 인식하고 있는 소유분산기업 체제도 실상은 상당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전문경영자와 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하거나, 단기적 이익을 중시하는 주주들의 압력으로 기업의 장기적 혁신과 장기적 가치 추구가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소유분산기업 체제가 가장 발달한 미국에서도 소유분산 상장기업 수는 크게 줄어들고 지배주주가 있는 상장기업은 크게 늘고 있으며 복수의결권 주식을 발행한 상장사도 늘고 있다.

지배주주가 있는 소유지배구조의 대표적 유형은 패밀리 기업이다. 패밀리 기업은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 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형이다. 우리나라도 민영화된 공기업, 금융지주, 창업 1세대 벤처기업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패밀리 기업이라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세대를 넘어서는 장기적 관점의 경영과 오너 경영자의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점이 매우 큰 장점이다. 그러나 상속세, 차등의결권 규제 등 기업 승계를 어렵게 하는 제도적 장벽이 성장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문제점을 파고들어 급속히 성장한 유형이 바로 사모펀드 지배 기업이다. 이들은 소유분산 체제의 대안으로 지난 30여 년간 크게 성장했다. 그러나 최근 경영 실패뿐만 아니라 크고 작은 분쟁과 비윤리적 행태로 인해 사모펀드에 대한 이해관계자 및 사회적 책임 요구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작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은 생명보험회사가 사모펀드에 의해 소유될 때 발생하는 이해 상충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그 이유는 사모펀드의 생보산업 진출이 늘어남에 따라 유동성 위험이 크게 증가했고, 이는 금융과 실물경제 전반에 전염 효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은행 이자율 급등으로 인해 사모펀드의 유동성 위험이 높아지고 그 결과 생보사 투자자산 가치를 급락하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2023년 초 영국계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탈리아 생보사 '유로비타'가 파산한 사례도 있다.

규제당국에서 우려해야 하는 것은 생보사의 20~30년 사업주기의 장기적 관점과 사모펀드의 단기적 관점이 충돌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교보생명과 사모펀드 컨소시엄 간 분쟁이 있다. 이제 우리도 사모펀드의 생보산업 투자가 생보산업의 성장 발전과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에 부정적 효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할 때다.

지난해 출간된 'Plunder(약탈)·미국을 약탈하려는 사모펀드의 계획'이란 저서에 따르면 지난 30여 년간 사모펀드 산업이 가장 활발한 미국에서도 아직 이들의 실체를 잘 모르고 있으며, 이들의 긍정적 효과와 함께 부정적 측면에 대한 체계적 분석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나라도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대폭적인 규제 완화로 인해 사모펀드의 자유로운 활동이 허용된 이후 국내 인수·합병 시장의 대부분을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전체 자산 규모가 이미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에 이어 6대 대기업 집단규모로 성장했다. 이들의 긍정적 영향과 함께 이해관계자 책임이나 사회적 가치 면에서 부정적 영향이 있었던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감독기관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게 적절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동기 이해관계자경영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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