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중동 못 이긴 밸류업… 코스피, 2600선 깨져

김남석 2024. 4. 1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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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매크로를 이기지 못했다.

올해 밸류업이 끌어올렸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무너졌다.

지난 2월 정부의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 기대감에 가파르게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2개월여 만에 2600선을 내줬다.

특히 밸류업 대표 수혜 종목으로 꼽혔던 현대차(-3.51%), 삼성물산(-3.94%), KB금융(-2.02%) 등의 종목들은 코스피 하락률을 크게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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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도 매크로를 이기지 못했다. 올해 밸류업이 끌어올렸던 코스피 지수는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후퇴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무너졌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5.45포인트(0.98%) 내린 2584.18에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정부의 '밸류업 지원 프로그램' 기대감에 가파르게 상승했던 코스피 지수는 2개월여 만에 2600선을 내줬다.

이날 하락세는 종목을 가리지 않았다.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와 AMD가 반등한 것과 달리 국내 대표 반도체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주가가 더 빠졌다. 삼성전자는 7만8900원까지 떨어지며 '8만전자' 사수에 실패했다.

특히 밸류업 대표 수혜 종목으로 꼽혔던 현대차(-3.51%), 삼성물산(-3.94%), KB금융(-2.02%) 등의 종목들은 코스피 하락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중견기업 간담회'에서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자율성을 존중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에서는 오히려 이를 프로그램에 대한 의구심으로 받아들였다.

이날 코스피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이었다. 지난달까지 순매수 포지션을 유지하던 외국인들은 이날 현물과 선물을 더해 5500억원 가량을 매도했다. 장초 강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 매도폭이 확대되며 급격하게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방을 지지했지만 2600선은 지키지 못했다.

외국인들이 시장을 빠져나가는 것은 '강달러'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장중 1400원을 넘겼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1385원까지 내려왔지만, 연준과 발맞춰 금리를 인하하려던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자국의 경기 상황을 고려해 미국보다 빠른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강달러·고환율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화장품 및 라면 관련주가 미국향 수출 증가와 달러 강세의 수혜가 기대된다는 분석에 동반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반도체와 자동차, 금융 등 코스피 시총 상위 주요 종목들의 하락세가 더 컸다.

앞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도 "최근 경제 지표는 확실히 더 큰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그런 확신에 이르기까지 기대보다 더 오랜 기간이 걸릴 것 같다"고 말하며 연준의 금리인하 예상 시점이 후퇴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장 막판 발표된 영국 3월 소비자물가지수도 헤드라인 물가 기준 3.2%로 시장 예상치(3.1%)를 웃돌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 무력 충돌은 일단락됐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연준의 금리 인하 예상시점 후퇴로 다른 나라와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는 것도 강달러 현상을 키울 수 있다. 원화 약세는 결국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과 이에 따른 미 국채금리 급등세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만큼 당분간 환율과 금리 흐름을 주목하며 대응해야 한다"며 "다만 환율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도 현재 경기사이클이 확장국면에 있어 자동차 등 수출 기업의 환효과가 나타날 수 있음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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