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의 필승조 나도 있소…첫 세이브 올린 주승우, 홍원기 감독의 한 마디 “너를 믿고 던져라”
개막 전까지 최약체로 분류됐던 키움이 개막 후 예상 외의 선전을 펼치는 건 젊은 선수들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 우완 투수 주승우(24)도 그 중 하나다.
주승우는 서울고, 성균관대를 졸업한 뒤 2022년 1차 지명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첫 해인 2022년 4경기에 등판하는데 그쳤고 지난해에는 조금 더 많은 11경기에서 기회를 얻었으나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그러나 올시즌 주승우는 키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잡고 있다.
조상우, 김재웅 등과 함께 키움 필승조의 한 축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더군다나 단 한 점도 준 적이 없다. 지난달 29일 LG전부터 14일 롯데전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렇게 활약을 이어가다보니 16일 KT전에서는 중책을 맡았다.
이날 키움은 9회까지 6-3으로 앞섰다. 3점 차의 세이브 요건이 채워졌다.
기존 마무리 투수 문성현이 있지만 홍원기 키움 감독은 주승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주승우는 선두타자 김준태를 공 하나로 1루 땅볼로 처리한 뒤 천성호를 8구째 접전 끝에 148㎞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KT의 외인 타자 멜 주니어 로하스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팀의 승리를 지켰다.
주승우는 개인 통산 첫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이날 주승우의 9회 등판은 이미 정해져있던 계획이었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 전부터 주승우에게 “마무리 상황이 오면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홍 감독이 주승우에게 기회를 준 이유가 있었다. “겨울에 열심히 준비했으니 잘 할 것이다. 너를 믿고 던져라”는 격려를 받고 주승우는 마운드에 올랐다.
주승우는 “9회도 7~8회와 같다고 생각하고 던졌다. 특히 8회에 타자 형들이 추가점을 내줘 점수 차가 4-3에서 6-3으로 더 벌어져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고 했다.
데뷔 첫 해와 두번째 해와 올시즌 확연히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 주승우는 “지난 시즌까지는 팔 동작이 커서 던지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내 힘을 100% 쓰지 못한 것 같다”고 돌이켜봤다.
그는 “비시즌 동안 이승호 코치님과 함께 운동하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했고 팔 스윙도 간결하게 가져가게 됐다”고 했다.
주승우는 올해에는 포스트시즌에 대한 꿈을 키워본다. 키움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거의 매년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지만 주승우는 그 때마다 기회를 받지 못했다.
올해 키움이 돌풍을 이어간다면 가을야구를 꿈꾸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그는 “앞으로 맡은 역할을 열심히 수행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고 싶다”며 “가을야구 마운드에 서는 날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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