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 이하는 영원히 담배 못 사”…영국, 세계 최강 금연법 첫발

박병수 기자 2024. 4. 17.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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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5살 이하인 이들부터는 비흡연 세대로 만들겠다는 영국 정부의 대담한 계획이 의회에서 첫 문턱을 넘어섰다.

영국 하원은 16일(현지시각) '담배와 전자담배법안'을 2차 독회에서 383대 67의 찬성으로 통과시켜 법안을 하원 심사의 다음 단계로 넘겼다.

이 법안은 영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나이를 현재 18살 이상에서 해마다 단계적으로 올려, 마침내는 누구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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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구매 연령 18살서 매년 올리는 내용 법안
수낵 총리 추진…큰 표 차로 하원 첫 문턱 통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15일(현지시각) 영국 의회 하원에서 발언하고 있다. 영국 의회 제공. AFP 연합뉴스

현재 15살 이하인 이들부터는 비흡연 세대로 만들겠다는 영국 정부의 대담한 계획이 의회에서 첫 문턱을 넘어섰다.

영국 하원은 16일(현지시각) ‘담배와 전자담배법안’을 2차 독회에서 383대 67의 찬성으로 통과시켜 법안을 하원 심사의 다음 단계로 넘겼다.

이 법안은 영국에서 담배를 살 수 있는 법적 나이를 현재 18살 이상에서 해마다 단계적으로 올려, 마침내는 누구도 합법적으로 담배를 살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렇게 되면 2009년 태어나 올해 15살이 되는 세대부터는 성인이 돼도 담배를 살 수 없게 된다.

법안이 최종 통과되면 영국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국가로 거듭나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현대 영국에서 첫 금연세대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법안은 전자담배의 구매와 판매도 제한하고 있다. 값싼 일회용의 판매를 금지하고 향이나 포장 방식 등에도 제한을 둬 젊은 세대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리시 수낵 총리가 이 법안을 제안한 뒤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집권 보수당 내에서 일부 의원들이 “국민의 기본적 자유를 제한하는 것은 보수적 의제가 아니다”라며 반대하고 나서 논란이 일었다. 흡연자 단체에선 “암시장을 번성하게 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미래 세대의 어른을 미성년자 취급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빅토리아 앳킨스 보건장관은 하원 토론에서 “흡연 때문에 수명이 단축되거나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변화를 겪는다”며 “중독에는 자유가 없다. 다음 세대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책무”라고 반박했다.

보수당은 이번 표결에서 의원들에게 당론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 투표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보수당에서 찬성 178명, 반대 57명, 기권 106명을 기록했다. 그렇지만 야당인 노동당에서 적극 찬성에 나서면서 법안은 큰 표차로 첫 문턱을 넘었다.

이 법안은 뉴질랜드에서 저신다 아던 정부가 추진한 금연법을 벤치마킹한 것이지만, 올해 초 출범한 뉴질랜드 보수 연정은 이 금연법을 폐기했다. 앞으로 법안은 위원회 심사와 전체 회의 보고, 3차 독회를 거쳐 하원을 최종 통과하면 상원으로 넘어간다. 상원 최종 표결은 6월 중순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서 흡연자는 1970년대 이후 3분의 2가 줄었다. 그러나 여전히 인구의 13%인 640만명이 담배를 피우며, 해마다 8만명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숨진다고 영국 정부가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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