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준서 없었으면 어쩔 뻔…‘선발→불펜→선발’, 다 되는 고졸 신인이라니
2024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황준서(19·한화)는 데뷔 시즌인 올해 2군에서 개막을 맞았다. 전지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좋은 공을 던졌지만, 마지막 남은 5선발은 김민우의 몫이었다.
애초 ‘좌완 선발’을 염두에 두고 황준서를 뽑은 한화는 당장 불펜으로 활용하기보다 퓨처스리그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도록 했다.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았다. 황준서는 ‘담 증세’로 잠시 쉬어가게 된 김민우 대신 지난달 31일 대전 KT전에 선발 등판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황준서는 대단한 배짱을 선보였다.
지난해 준우승팀인 KT의 강타선을 5이닝 3안타(1홈런) 2사사구 5삼진 1실점으로 억제했다. 결정구 포크볼의 위력이 돋보였다. 당시 한화는 황준서의 호투에 힘입어 KT를 14-3으로 물리치고 7연승을 질주했다.
황준서도 당당히 선발승을 챙겼다. 한화 선수로는 2006년 ‘괴물’처럼 등장한 류현진 이후 18년 만에 선발승을 따낸 고졸 신인 선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황준서에 관해 “배짱은 기존 웬만한 선수들보다 훨씬 낫다”고 감탄했다.
이후 최 감독은 ‘행복한 고민’을 시작했다. 선발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 황준서를 다시 2군으로 내리긴 아쉬웠다. 한화는 김민우의 회복세가 더딘 만약의 상황에 대비해 황준서를 1군에 남겨놨다.
당분간 불펜에서 출격하게 된 황준서는 새로운 임무도 준수하게 해냈다. 이런 와중에 김범수, 박상원, 이태양 등 주축 불펜 투수들이 부진하면서 황준서의 역할도 커졌다. 김기중, 김범수가 차례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남은 좌완 불펜은 황준서 혼자였다.
불펜에서도 제 몫을 해준 황준서는 다시 한번 대체 선발 기회를 얻었다. 김민우가 앞서 13일 대전 KIA전에서 공 4개를 던진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후 검진에서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 염좌 진단을 받은 김민우는 우선 일주일 휴식 후 회복 상태를 점검할 예정이다.
김민우가 등판할 차례였던 19일 대전 삼성전 선발 마운드는 이번에도 황준서가 책임진다. 김민우 복귀까진 황준서가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 감독은 “(김)민우는 일단 통증 없는 것을 확인한 뒤 전력투구가 가능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등판해야 해서 복귀까진 시간이 좀 걸린다. 완전히 괜찮다는 판단이 들 때까진 (황)준서가 그 자리를 맡는다”고 설명했다.
선발과 불펜에서 고르게 활약한 황준서는 올 시즌 현재 5경기(1선발)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 0.84를 기록 중이다. 데뷔전에서 1실점 한 뒤로 실점이 없다. 피안타율은 0.111로, 정타를 거의 허용하지 않았다. 고졸 신인이 그야말로 ‘소금’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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