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타석 홈런으로만 5타점 올린 삼성 구자욱, 홈런보다 더 기뻤던 건 코너의 첫 승…“코너가 ‘땡큐’라고 하더라구요”

김하진 기자 2024. 4. 17.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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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자욱이 지난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지난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코너 시볼드와 포옹하고 있는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구자욱(31·삼성)은 올시즌 삼성의 주장을 맡았다.

지난 시즌 도중에 주장을 맡은 적은 있지만 시즌을 시작하면서 주장직을 수행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구자욱은 이번 시즌을 바라보면서 “마냥 나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난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이런 마음이 돋보였다.

구자욱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이었다. 3번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구자욱은 무려 두 방의 홈런을 쏘아올렸다.

첫 홈런은 1회부터 나왔다. 1회 1사 1루에서 이날 경기의 첫 타석에 섰다. 두산 선발 박소준의 2구째 140㎞짜리 직구를 받아쳐 중간 펜스를 넘겼다. 비거리 125m의 큼지막한 2점 홈런이었다.

한 번 ‘손맛’을 보기 시작하자 또 홈런이 나왔다. 김지찬이 볼넷, 이재현이 좌전 안타로 주자를 깔아줬다. 그리고 구자욱이 다시 한번 박소준을 상대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번에는 4구째 포크볼을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두 방의 홈런으로만 5타점을 쓸어담았다.

이날 경기는 구자욱에게 의미가 있었다. 개인 통산 1100경기째 되는 날이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12년 삼성에 지명된 구자욱이 꾸준히 출전한 결과 세운 기록이었다. 역대 145번째에 해당한다.

지난 16일 대구 두산전에서 홈런을 치고 기뻐하는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족ㅇ



홈런 두 방으로 두 차례 홈을 밟은 구자욱은 통산 800득점을 돌파했다. 1982년 출범한 KBO리그에서 50번째로 나오는 기록이었다. 또한 개인 두번째 연타석 홈런도 기록했다.

안타 두개를 모두 홈런으로 만들며 5타점을 올린 구자욱의 활약 덕분에 삼성은 7-5로 승리했다. 지난 14일 대구 NC전에서 홈개막전 시즌 첫 승을 올린 삼성은 2경기 연속 홈팬들이 가득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엘도라도’를 울려퍼지게 했다.

누가 봐도 이날의 수훈 선수는 구자욱이었다. 구자욱은 “첫번째 홈런은 긴가민가했고, 두번째 홈런은 맞자마자 홈런인 걸 직감했다”며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그리고 공격적으로 타격했다. 타격 포인트가 앞에서 형성되면서 잘 맞은 타구는 넘어갔고 전체적으로 큰 타구가 많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무엇보다 구자욱이 기뻤던 건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 코너 시볼드의 선발승을 챙겨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팀 승리와 코너의 첫 승을 챙길 수 있어서 기쁘다”고 했다.

코너는 5.1이닝 4안타 1홈런 3볼넷 6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팀의 전폭적인 득점 지원에 힘입어 시즌 첫 승리를 일궜다.

코너는 삼성이 올해 야심차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이다. 코너는 지난 시즌까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뛴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지난해 27경기를 뛰면서 87.1이닝 1승 7패 평균자책점 7.52, WHIP 1.65를 기록했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 영입 상한선인 100만 달러를 가득 채워 계약했다. 계약금 10만, 연봉 80만,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의 조건으로 이뤄졌다.

시즌 개막 후 첫 경기인 지난달 23일 KT전에서 6이닝 2실점(1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기대감을 더욱 높였다.

그러나 이후에는 계속 뭇매를 맞는 양상이 이어졌다. 두번째 등판인 3월29일 SSG전에서는 홈런 3방을 얻어맞으며 5이닝 5실점했다. 지난 4일 키움전에서도 5.2이닝 동안 홈런 하나를 포함해 7개의 안타, 4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5실점했다. 급기야 지난 10일 롯데전에서는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3이닝만에 내려왔다. 삼성의 고민도 커졌다.

다행히 코너는 다섯번째 경기에서는 기대에 부응했다. 이날도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실점을 최소화하며 팀의 승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삼성 구자욱. 삼성 라이온즈 제공



팀 전체를 바라보는 주장인 구자욱이 코너의 선발승에 신경을 쓴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구자욱은 “선취점과 경기 초반 많은 득점이 나오면서 코너가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코너 역시 마운드에서 내려오면서 구자욱에게 “땡큐”라며 고마움을 표했다.

구자욱은 올시즌 그 누구보다 팀의 선전을 바라는 선수 중 하나다. 그는 야구장 안에서 표정 하나도 신경쓰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려고 애쓴다. 그 이유로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기 위해서 좋은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표정 하나 하나 사소한 것들이 팀에 영향을 미친다. 즐겁게 하면 야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구자욱을 미소짓게 만든다. 그는 “팬들의 응원 덕분에 연승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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