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 아웅산 수지 가택연금으로 전환
군부에 붙잡혀 수감 중이던 아웅산 수지 미얀마 전 국가고문(78)이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민 툰 미얀마 군부 대변인은 “수지가 교도소에서 가택연금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그는 “날씨가 극도로 덥기 때문에 수지뿐만 아니라 예방 조치가 필요한 모든 사람들, 특히 고령의 수감자를 열사병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얀마 군부는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수지 당시 국가고문이 이끌던 민족민주동맹(NLD)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수지 전 고문은 쿠데타 직후 구금됐으며, 군부는 그를 반역·뇌물 수수·통신법 위반 등 다양한 혐의로 기소했다.
이어진 재판에서 수지 전 고문은 총 19개 혐의의 유죄가 인정돼 징역 33년을 선고받았으며 군부의 사면을 거쳐 27년으로 감형됐다. 수지 전 고문이 수감 중이던 장소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군부대 내부 은신처에 수감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수지 전 고문은 78세로 고령이기 때문에 오래 수감 중인 그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그의 막내아들 킴 아리스는 지난해 2월 인터뷰에서 “어머니가 쿠데타 이후 수년간 감옥에 갇혀 있다. 잇몸 질환이 심각해 음식 섭취에도 어려움이 크다”며 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도 군부가 수지 전 고문을 가택연금으로 전환했다는 보도가 나왔으나 킴 아리스는 “전환했다고 하면서 국제사회를 달래려는 전술이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어머니는 여전히 감옥에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17일 가디언·자유아시아방송(RFA) 등에 “(변호인단을 포함해) 오랫동안 아무도 어머니를 보지 못했다”며 “40도가 넘는 혹독한 더위 때문에 어머니 건강이 걱정된다. 미얀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서 목숨을 잃는지 생각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날 수지 전 국가고문과 더불어 윈 민트 미얀마 전 대통령도 가택연금으로 전환됐다. 그 역시 징역 8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쪼 조 미얀마 국민통합정부(NUG) 대변인은 “감옥보다 집이 낫기 때문에 가택 연금은 좋은 일”이라면서도 “군부는 수지 전 고문과 윈 민트 전 대통령의 건강과 안전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 아웅 흘라잉 미얀마 군부 총사령관은 신년 명절을 맞아 추방을 앞둔 외국인 28명을 포함해 수감자 3303명을 사면했다. 사면 대상에 민주화 운동가들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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