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레드랩게임즈, 50일 맞은 '롬' 게이머 향한 뚝심 운영 잇는다

강미화 2024. 4. 17. 14: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도 높은 작업장 제재 등 유저 친화적 운영으로 화제가 된 게임사가 있다. 바로 레드랩게임즈 이야기다.

레드랩게임즈가 지난 2월 27일 10개국에 원빌드로 동시 출시한 MMORPG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롬)'는 17일자로 서비스 50일을 맞이했다. 론칭 이후 무려 74만여 개 작업장 및 불법프로그램 사용 계정을 영구 제재했고, 론칭 전 쇼케이스에서 약속했듯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BM) 상품만 제공해 유저의 호응을 얻었다. 구글플레이 국내 매출 2위, 대만 4위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한 바 있다.

신현근 '롬' PD이자 레드랩게임즈 대표는 향후 운영에서도 '게이머'의 입장에서 운영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바일 게임들의 통상적인 매출 패턴을 벗어나 온라인 게임 시절에 해왔던 클래식 MMORPG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는 관점에서 회사 매출 목표를 잡지 않았음에도 개인적으로 예상한 매출 순위보다 높게 나왔다"며 "혁신적인 게임성을 가지고 시장에 접근한 건 아니었다. 정통 MMORPG 문법에 운영과 BM으로 '진심' 서비스를 하자는 정책이 시장에서 공감을 얻었다는 데에 자부심과 뿌듯함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 PD는 "신규 서버와 신규 캐릭터의 보수적 접근과 함께 기존 유저에게 박탈감을 줄 수 있는 육성 지원 이벤트는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18개 서버로 시작한 '롬'은 2개 서버 추가가 이뤄져 총 20개 서버로 운영되고 있다. 20개 서버는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포화 및 혼잡 상태로 대기열도 발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규 서버 증설보다는 작업장 계정의 지속적인 필터링과 서버 수용 용량을 확장해 대기열을 완화하겠다는 방향을 세웠다.

그는 "작업장을 걸러내고 진성 유저로 물갈이하는 과정이다. 신규 서버 증설은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하고, "볼륨보다 순정 유저 비율을 밀도 있게 가져가야 유저간 인터렉션이나 거래소 가격 유지가 된다"며 "신규 서버는 일종의 분점과 같아서 무분별하게 분점을 내다가 인구가 줄어들면 재화 가치 하락을 방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현재까지 서버 수용 용량을 세 차례 늘리면서 업계 탑 티어급의 수용 용량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작업장 필터링은 2~3일에 한 번씩 총 20차례 진행됐다. 단순 계산하면 50일 서비스 내내 진행되고 있는 상태다. 실제로 레드랩게임즈 내부에 실시간 모니터링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카카오게임즈와 제3 전문 업체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신 PD는 "우리의 작업장 필터링이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작업장도 진화하고 있다"며 "거래형 MMORPG의 숙명적 업무라고 본다.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게 우리의 큰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연장선상에서 빠른 육성을 지원하는 스피드 서버나 유저 경험치 더블 이벤트에 대해서는 '절대 안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평생 게임을 즐겨온 그 스스로도 상실감과 박탈감에 게임을 접은 경험이 많다고 한다. 그는 "늦게 시작했다면 그만큼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기존 유저가 투자한 시간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유저를 끌어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신규 서버와 마찬가지로 신규 캐릭터 추가에 대해서도 보수적으로 봤다. MMORPG라는 장르적 특성상 신규 캐릭터에 대한 매력이 액션RPG 대비 낮고, 신규 장비의 등장은 무기류 거래량을 떨어뜨린다는 점에서 신중하다는 것이다. 이에 에피소드1 막바지나 새로운 에피소드 '아트라스'가 추가되는 올 하반기 중으로 내다봤다.

현재 진행 중인 유저 소통 방안인 'PD브리핑'과 BM 방향성도 이어나가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레드랩게임즈는 신 PD가 'PD브리핑'에서 글로 구성된 PDF파일을 게재하며 향후 업데이트 방향과 달라지는 점을 밝히고 있다. 

그는 "MMORPG는 유저 한 명 한 명의 시간이 자산처럼 축적돼 있고, 이동하는 일종의 제 4금융이라고 생각한다. 가볍고 빈도 높은 소통보다는 진중하고 책임질 수 있는 무게감이 있는 소통이 중요하다. 많은 정책에 따라 자주 바뀌는 변동성보다는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일부러 영상보단 바꾸기 힘든 활자의 신뢰성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한 결과로 소통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화한 BM 방향성도 이어간다. 최근 선보인 액세서리는 게임 내 콘텐츠로 확보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신 PD는 "쇼케이스에서 말했던 BM을 이용자들은 믿지 않더라. 말한 대로 지키니 이제야 조금씩 신뢰가 쌓이고 있어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사를 설립할 때부터 자본의 논리에 게임 서비스 철학이 오염되지 않는 월드 와이드 K-MMORPG를 목표로, 실적의 압박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우리의 BM 슬로건은 '인내하라'다. 사지 말고, 참아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동일한 가치를 제공하기 때문에 뒤늦게 구매해도 된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예상은 했지만 요즘 MMORPG는 호흡이 너무 빠르다. 이용자는 빨리 패키지를 사서, 빨리 키우고 끝낸다는 생각이 익숙하다. 우리는 천천히 성장하면서 사람들과 만나고 갈등도 겪고, 해소하고 성취감을 느끼는 MMORPG를 바라다보니 속도를 최대한 늦춰보려한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50일간 서비스 안정화에 공들인 레드랩게임즈는 콘텐츠 업데이트로 이용자간 스토리를 만들기에 나설 예정이다. 단초는 '영지전'이다.

오는 25일 '영지전' 테스트를 위한 업데이트가 시작된다. 영지전은 일종의 땅따먹기 식으로, 시작점이 되는 지역부터 다음 지역으로 점령해 가는 방식이다. 

총 27개 영지가 준비돼 있으며 먼저 8개의 영지가 열린다. 5개의 길드가 1시간가량 PK와 PvE로 영지전을 진행하며 승리 시 길드 크리스탈과 길드 골드와 지역 특산물을 획득할 수 있다. 이후 하반기 추가될 '공성전'은 칼데스 성과 연결된 영지를 점령한 길드가 참여하게 된다.  

영지전에 참여할 길드는 사전에 연구소 연구가 완료돼야 하는 만큼 활성화를 위해 연구 공헌도 2배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5월에는 솔로 플레이 유저를 위한 신규 던전 '악령의 탑'이 추가되며 6월에는 100일 기념 이벤트를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신현근 PD는 "점점 개인화되고 고립돼 가는 시대에 게임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전 세계 유저와 추억을 만들고 소통하는 장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우리의 철학과 게임 방향성을 지켜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으니 지켜봐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강미화 redigo@fomos.co.kr

Copyright © 포모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