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N 득점왕→이게 토트넘 클래스" 손흥민과 '콩가루' 첼시는 달랐다..."함께하는 원팀이었어"

고성환 2024. 4. 1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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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첼시는 달랐다. 첼시의 페널티킥(PK) 쟁탈전 덕분에 손흥민(32, 토트넘)의 득점왕 프로젝트가 재조명받았다.

영국 '풋볼 런던'은 16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첼시와 니콜라 잭슨, 노니 마두에케를 부끄럽게 만든 골든 부트 레이스에서 클래스를 보여줬다"라고 보도했다.

첼시 선수들이 PK 키커를 두고 몸싸움까지 펼친 모습을 꼬집는 내용이었다. 앞서 첼시는 16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3라운드에서 에버튼을 6-0으로 대파했다. 

압도적인 승리였다. 콜 파머가 전반 13분과 18분, 29분에 한 골씩 터트리며 일찌감치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여기에 잭슨이 전반 44분 추가골까지 넣었다. 첼시는 전반을 4-0으로 마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첼시의 골 폭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19분 파머가 PK로 4번째 골을 넣으며 리그 20골 고지를 밟았다. 그는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과 동률을 이루며 득점 공동 선두로 등극했다. 첼시는 후반 추가시간 알피 길크리스트의 데뷔골까지 묶어 6-0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옥에 티가 있었다. 첼시는 후반 16분 PK를 얻어냈다. 당연히 전담 키커인 파머가 찰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가 넘어져 있는 동안 마두에케와 잭슨이 서로 자기가 차겠다며 실랑이를 벌였다. 말로 귀스토와 티아고 실바가 달려와 둘을 말렸다.

마두에케는 파머에게도 공을 주려 하지 않았다. 결국 주장 코너 갤러거가 공을 뺏어서 파머에게 넘겼다. 그러자 잭슨이 다시 달려와 또 다툼에 끼었다. 이 과정에서 서로 가슴을 밀치는 장면까지 나왔고, 마두에케는 거칠게 화를 내며 자리를 떴다. 어렵사리 키커를 맡은 파머는 침착하게 골망을 갈랐다.

팀 내 질서가 완전히 깨진 모습이었다. 영국 '미러'에 따르면 잭슨은 파머가 득점한 뒤에도 셀러브레이션에 참가하지 않았다. '데일리 메일'은 "첼시 선수 3명이 몸싸움에 휘말렸다. 갤러거와 파머가 마두에케를 밀어내야 했다"라고 전했다.

특히 파머는 전담 키커일 뿐만 아니라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선수이기에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마두에케는 본인이 PK를 얻어냈다고 착각하면서 욕심을 낼 수만 했다 치더라도, 대체 왜 잭슨이 화를 냈는지는 미스터리일 정도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크게 분노했다. 그는 경기 후 "이런 행동을 받아들일 수 없다. 난 선수들에게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말했다. 농담이 아니다. 이런 경기력 이후에 이런 행동이라니 불가능하다. 훌륭한 팀이 되려면 팀을 위한 방식으로 변화하고 생각해야 한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포체티노 감독은 "PK 키커는 파머다. 팀 동료에게 공을 줄지 말지 결정해야 할 사람은 바로 그다. 우리는 오늘 어린아이처럼 행동했다"라며 "부끄러운 일이다. 많은 것을 배워야 하는 젊은 팀이 겪는 과정이다.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선수들은 배워야 하고 프로다워야 한다. 팀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아직 배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강조했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도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 출신 앨런 스미스는 "오 이런"이라며 깜짝 놀란 뒤 "4-0으로 이기고 있는 팀이 자기들끼리 말다툼을 하고 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정말 형편없다. PK 키커가 누군가? 바로 파머다. 그에게 공을 줘라"라고 말했다. 리버풀 전설 제이미 캐러거 역시 "그저 우스꽝스럽다. 바보 같다"라며 비웃었다.

파머는 문제를 키우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다른 선수들이 PK를 맡길 원했다. 이해할 수 있다. 4-0이었다. 하지만 내가 PK 키커고, 직접 차고 싶었다"라며 "난 우리 모두가 책임을 지고 싶어 한다는 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다소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모두가 이기길 원한다. 우리는 웃고 농담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풋볼 런던은 첼시를 보면서 손흥민의 득점왕에 올랐던 토트넘의 2021-2022시즌을 떠올렸다. 당시 손흥민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치열한 득점왕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마지막 경기인 노리치 시티전을 앞두고 21골을 넣으며 살라(22골)를 한 골 차로 바짝 추격 중이었다.

토트넘은 노리치전에서 전반에만 두 골을 넣으며 앞서 나갔다. 하지만 손흥민은 유독 상대 골키퍼의 선방쇼에 막혀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그러자 토트넘 동료들도 손흥민을 득점왕으로 만들어 주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도왔다.

데얀 쿨루셉스키는 골문이 비었음에도 손흥민에게 패스하려다가 비틀거리며 넘어졌다. 에릭 다이어는 노리치 골키퍼 팀 크룰에게 다가가 "살라가 너한테 뭐라도 해준대?"라며 짜증을 내기도 했다. PK까지 뺏으려는 첼시 선수들과는 180도 다른 모습이었다.

풋볼 런던은 "첼시를 보자마자 손흥민이 살라와 골든 부트를 놓고 다투던 시즌이 생각났다. 마지막 경기에서 토트넘 선수들은 모두 손흥민에게 1~2골을 안겨주려 최선을 다했다. 슛을 하기보다는 손흥민을 위해 득점 기회를 만드려 하다가 기회를 몇 번 놓쳤다"라며 "하나로 움직이며 함께하는 팀이었다. 조각난 팀이었던 첼시와는 달랐다. 포체티노 감독은 어이없어 보였다"라고 전했다.

그 덕분에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PL 골든 부트를 차지하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그는 노리치전에서 두 골을 넣으며 한 골을 추가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토트넘 선수들도 손흥민을 높이 들어 올리며 다 같이 기쁨을 만끽했다. 손흥민을 비롯한 토트넘 선수단이 얼마나 하나로 잘 뭉쳐 있는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홋스퍼 소셜 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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