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치 비 12시간 동안 쏟아져… 물에 잠긴 ‘사막도시’ 두바이
비가 거의 오지 않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두바이 도심 곳곳에선 침수사고가 발생했고 공항은 문을 닫았다.
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UAE 일부 내륙 지역에는 24시간 동안 약 80㎜의 비가 내렸다. 이는 연평균 강수량인 100㎜에 육박하는 양이다.
이날 폭우로 두바이 도심 주요 상가와 도로가 물에 잠겼다. 갑작스럽게 쏟아진 비에 도로가 물에 잠기면서 운전자들은 차를 버리고 대피하기도 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성인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쇼핑몰과 지하철역의 모습이 공유되기도 했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허브 공항인 두바이 국제공항은 폭우와 안개로 오전 한때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이로 인해 50편 이상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결항됐다. 두바이 공항 대변인은 “폭풍우로 인해 25분 동안 운항이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이후 재개돼 현재 복구 중”이라고 말했다.
알 아인 지역에서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UAE 알 아인과 사우디아라비아 힐랄 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축구 준결승전은 우천으로 24시간 연기됐다.
UAE 도시 두바이는 무더운 날씨 때문에 건조한 지역으로 분류된다. 두바이의 이례적인 폭우는 현재 아라비아반도를 관통해 오만만으로 이동 중인 폭풍 전선과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웃 국가인 오만은 지난 14일부터 폭우가 쏟아져 홍수로 현재까지 18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후학자 프리데리케 오토는 “오만과 두바이의 치명적인 폭우는 인간이 초래한 기후 변화로 인해 더욱 강화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두바이에 평년보다 더 많은 비가 내린 이유는 지구 온난화 때문이며, 전 세계적으로 극단적인 가뭄과 폭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