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미사일 바닥났다”…벼랑 끝 몰린 우크라

신기섭 기자 2024. 4. 1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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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방공용 미사일이 없어서 러시아군의 발전소 공습을 막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피비에스(PBS)와의 인터뷰에서 미사일 부족 탓에 지난 11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된 트리필스카 화력 발전소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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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무기 충분하다”고 했지만
16일 “미사일 부족해 발전소 공습 못 막아”
볼로미디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방공용 미사일이 없어 지난 11일 러시아군의 발전소 공습을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키이우/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방공용 미사일이 없어서 러시아군의 발전소 공습을 막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런 발언은 방공용 무기 비축량이 충분하다는 11일 전의 발언과 대조되는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미국 공영방송 피비에스(PBS)와의 인터뷰에서 미사일 부족 탓에 지난 11일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완전히 파괴된 트리필스카 화력 발전소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도) 키이우 지역이 이 발전소에 의존해왔다”며 “11기의 미사일이 이 발전소를 향해 발사됐고 처음 7기는 격추했지만 나머지 4기가 발전소를 파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우리가 미사일이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미사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의 공습에 대응하기에 충분한 무기를 비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그들이 지난달처럼 앞으로도 매일 공습을 가하면 방공용 미사일이 부족해질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상황이 날로 나빠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내 에너지 시설을 잇따라 드론으로 공격하자, 지난달 중순부터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겨냥한 공습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11일에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주변에서 가장 큰 발전소인 트리필스카 발전소가 완전히 파괴됐다. 우크라이나 제2 도시 하르키우에서도 전력 시설이 하루 사이에 10차례 이상 공습을 당해,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공습하자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미사일 격추를 지원한 것을 거론하며 서방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꺼리는 걸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전쟁을 수행한다고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무기를 지원할 수 없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에게 이스라엘이 나토의 일원이냐고 묻고 싶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해 서로 다른 태도를 보이는 서방에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미국 의회가 600억달러(약 83조1천억원) 규모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을 승인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솔직하게 말해 이 지원이 없으면 우리가 전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이 방공 능력 약화에 더해 지상군 전투에서도 러시아군에 밀리면서, 동부 도네츠크 지역 상황은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러시아군이 서서히 진격하면서 지난 2월 러시아군에 점령된 아우디이우카 인근 지역 주민들은 극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아우디이우카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미르노흐라드에서 활동하는 언론인 막심 자벨랴는 “거의 매일 포격이 이어지고 전선이 조금씩 가까워지고 있다”며 “내일에 대한 확신이 없어 주민들이 계속 탈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부로 일하다 은퇴했다는 한 주민은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 없지만, 여기서는 죽음이 훨씬 가깝다는 걸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오는 5월 9일 러시아의 2차 세계대전 승전일에 맞춰 이 지역 전선의 주요 교두보인 차시우야르를 점령하기 위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현지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러시아군이 이미 차시우야르 근처까지 접근했다며 이 도시가 무너지면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서부 지역 깊숙한 곳까지 빠르게 진격할 것으로 우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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