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환율 '뚜껑' 열렸나…금 · 비트코인도 엇갈리기 시작

권애리 기자 2024. 4. 17.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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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우리 금융시장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어제(16일) 아침에도 친절한 경제에서 환율 짚어봤는데 1천400원까지 돌파해 버렸네요.

<기자>

종가는 1천400원 밑으로 내려왔지만, 장중에 1천400원을 돌파했습니다.

2022년의 금리 급등기 이후로 17개월 만입니다.

환율이 너무 빠르게 치솟으니까, 우리 외환당국이 말로 일단 시장을 진정시키는 구두 개입에 나서면서 가까스로 1400원 밑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지금까지 달러 한 장에 1천400원을 넘은 건 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 그리고 2022년의 금리 급등기 이렇게 3번밖에 없었습니다.

달러당 1천380원을 넘어간 것도 앞서는 이렇게 3번뿐입니다.

주초에 1천380원을 넘기면서 환율 불안이 그 자체로 더 커졌고요.

원 달러 환율의 이른바 뚜껑이 상단이 열린 상태가 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증시도 출렁였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2.3% 안팎씩 큰 폭으로 내리면서 장을 마감했습니다.

올 들어서 우리 증시는 본격적으로 오를 조짐이 있었습니다.

지난 연말부터 우리의 주력 수출 품목인 반도체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고요.

외국인이 1분기에 코스피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15조 7천700억 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들어서는 이틀 연속 우리 주식을 내다 팔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은 중동 지역 때문으로 봐야 할까요?

<기자>

중동 불안이 있고요. 그리고 오늘 새벽에 미국 연준의 파월 의장도 고금리를 좀 더 유지하겠다는 뜻을 사실상 시사했죠.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미국 시장 분위기가 결합하면서 흔히 말하는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려가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는 영향이 큽니다.

금과 비트코인의 가격 추이를 보면, 최근의 분위기 변화가 좀 더 명확해지는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금과 비트코인은 함께 올랐습니다.

그런데 중동 불안이 커지고 미국의 물가가 좀처럼 꺾이질 않다 보니까 미국이 올해 금리를 거의 안 내릴지 모른다는 분위기가 되면서 금과 비트코인이 지금 보시는 것처럼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도 금은 계속 오릅니다. 반면에 비트코인은 3월 말보다 13%가량 가격이 떨어진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리가 곧 낮아진다는 기대가 컸을 때는 이제 금이나 비트코인이나 비슷하다 그러면서 다 같이 올랐는데요.

고금리가 계속 이어질 것 같고 분쟁, 전쟁 조짐까지 커지니까 구분이 되기 시작한 겁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안전자산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이자를 꽤 오랫동안 많이 줄 것 같은 달러, 이런 쪽으로 세상의 돈이 몰리고요.

조금이라도 덜 안정적인 자산 비트코인이나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른바 신흥국 증시의 매력은 좀 떨어지게 된 거죠.

특히 어제는 미국의 3월 소비경기가 여전히 뜨거웠다고 볼 수 있는 지표가 미국에서 나오면서 미국은 앞으로 한동안 물가 내리기 어렵겠다 금리도 못 내리겠다는 분위기가 더 커졌습니다.

그러면서 어제 우리 금융시장에서 자본 이탈이 좀 더 강하게 나타난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파월 의장 말은 오늘 새벽에 나왔으니까 좀 지켜봐야 할 것 같고, 일단은 중동지역이 진정돼야지 상황이 나아지겠네요.

<기자>

지금 그야말로 우리가 고유가 고환율 고금리, 그리고 고물가의 사중고 앞에 놓여있는데요.

유가가 여기서 더 추세적으로 오르지 않는 게 절실한 상황입니다.

[박상현/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 : 이란도 그렇고, 미국도 그렇고, 전면전을 원하는 분위기는 아니기 때문에 유가의 상승이 제한적이지 않겠느냐 생각하고 있고요. 그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에도 하락 쪽으로 영향을 미치겠죠. 크게 하락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소 1,350원 이하 쪽으로는 떨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유가가 계속 오르면 물가도 거의 즉각적으로 함께 오르니까요.

안 그래도 물가가 안 떨어져서 금리를 빨리 못 낮추겠다는 미국에서 다시 올 초까지 보여줬던 '조만간 금리 인하를 하겠다'는 기조가 커지려면 역시 유가가 안정돼야 합니다.

중동사태가 확전 되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되기 전까지는 지금 같은 변동성이 좀 더 이어질 수 있고요.

여기서 환율이 더 오르지 않거나 약간 떨어지더라도 과거와 비교하면 상당한 고환율, 상당한 수입물가 부담이 이어지는 시기가 길어질 걸로 보인다는 겁니다.

우리 당국의 면밀한 관리가 다각도로 필요한 시점입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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