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채금리 급등·환율 1400원 돌파 겹악재… IMF, 한국성장률 2.3% 전망 [한강로 경제브리핑]

김수미 2024. 4. 1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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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금리 상승에 환율 1400원 돌파, 코스피 급락

이란과 이스라엘 간 분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한 데 이어 미국 소비가 호조세를 보이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 지수는 2% 이상 급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섰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명동거리 한 환전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환율. 연합뉴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2.89%포인트 오른 연 4.63%에 달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글로벌 장기시장 금리의 기준점 역할을 한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상승은 금융시장 참여자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베팅’을 축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소비를 가늠할 수 있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늘어 경제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중동발(發) 긴장 고조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져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그만큼 낮아진 탓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16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5.9원 오른 1389.9원에 개장해 오전 11시30분쯤 1400원을 터치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00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11월7일(장중 고가 1413.5원) 이후 약 17개월 만이다.

외환당국이 이날 오후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감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구두 개입에 나선 덕분에 상승폭 일부를 반납하고 1394.5원에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날 대비 2.28% 하락한 2609.6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하락폭은 지난 1월17일(2.47%)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외국인은 이날 2747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이틀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다.

◆IMF, 올해 한국 성장률 2.3%로 유지…미국은 2.7%로 상향 조정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이 2.3%로 유지했다. 미국에 대해선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반영해 이전보다 0.6%포인트 오른 2.7%로 상향 조정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16일(현지시간) 이런 내용을 담은 ‘4월 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IMF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2.3%로 내다봐 1월 전망치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정부·경제협력개발기구(OECD)·한국개발연구원(KDI)(2.2%) 및 한국은행(2.1%)보다 높은 수준이다.

IMF는 물가 하락 및 견조한 민간소비를 반영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2%로 전망하며 1월 대비 0.1%포인트 상향했다. 

특히 올해 미국 경제가 2.7%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1월 전망치인 2.1%보다 크게 높아진 것으로, 지난해 미국 성장률(2.5%)보다 높다. IMF는 “작년에 기록했던 기대 이상의 성장세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이 밖에 중국은 4.6%로, 일본은 0.9%로 각각 지난 전망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독일(0.2%)과 프랑스(0.7%)는 소비심리 악화를 감안, 1월 전망보다 각각 0.3%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주요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1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여의도사옥 모습. 연합뉴스
◆태영건설 대주주 100대1 무상감자…1조원 규모 자본확충

기업구조개선사업(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이 100대 1 비율의 대주주 무상 감자를 추진, 1조원 규모의 자본 확충에 나선다.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16일 운영위원회를 열고 채권단 18곳을 대상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기업개선계획 초안에 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방안을 비롯한 손익‧재무‧유동성 추정 결과를 바탕으로 감자,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개선 방안과 향후 정상화 추진계획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기업개선계획에는 태영건설의 경영정상화 추진을 위한 자본 확충 및 신규 신용공여 방안이 담겼다.

산은에 따르면 태영건설을 실사한 법인은 완전자본잠식의 근본적 해소를 위해 1조원 수준의 출자전환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산은은 이를 위해 대주주인 TY홀딩스는 100대 1로, 기타 주주는 2대 1로 각각 차등 감자를 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감자 후 TY홀딩스의 태영건설 보유 지분은 기존 27.8%에서 한 자릿수대로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규모 자본 확충에 참여하는 만큼 태영건설에 대한 경영권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출자전환 등 자본 확충 규모는 약 1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635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만큼 대규모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채권단은 무담보채권 중 50%인 약 300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나머지 7000억원 이상은 대주주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메꾼다. 먼저 TY홀딩스가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 빌려 태영건설에 대여한 4000억원을 100% 출자 전환하기로 했다.

워크아웃 개시 후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등을 통해 태영건설에 넣은 약 3300억원에 대해서도 영구채 전환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산은 측은 “대주주는 대여금 등 기존 채권의 100%, 금융채권자는 무담보채권의 50%를 각각 출자전환함으로써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며 “대주주는 보유 채권 전액을 자본 확충에 투입함으로써 정상화의 책임을 다하고 금융채권자 등 이해관계자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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