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페퍼톤스 "밴드보다 친구로…서로 양보하며 여기까지" [N인터뷰]①

안태현 기자 2024. 4.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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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페퍼톤스(신재평, 이장원)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Twenty Plenty)를 발매한다.

페퍼톤스의 20주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는 17일 오후 6시 발매되는 가운데, 최근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20주년을 맞은 소감과 신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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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 이장원(왼쪽), 신재평/ 사진제공=안테나

(서울=뉴스1) 안태현 기자 = 밴드 페퍼톤스(신재평, 이장원)가 데뷔 20주년을 맞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Twenty Plenty)를 발매한다. 이번 앨범은 10곡의 대표곡을 후배 음악가들이 리메이크한 A사이드 '서프라이즈'와 신곡 10곡을 담은 B사이드 '리와인드'로 구성돼, 페퍼톤스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조명한다.

카이스트 전산학과 동기 신재평과 이장원이 결성한 페퍼톤스는 지난 2004년 EP '어 프리뷰'(A PREVIEW)로 데뷔해 '슈퍼판타스틱'(Superfantastic), '공원여행', '행운을 빌어요' 등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는 다수의 곡들을 발매하며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아왔다. 이에 20주년 앨범의 리메이크 음원들에는 수민, 잔나비, 루시, 이진아, 정동환, 유다빈밴드, 스텔라장 등 다수의 가수들이 참여하며 이들의 남다른 영향력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또한 신곡들의 라인업도 다채롭다. 20년의 시간 동안 많은 이들에게 신나는 응원의 위로를 전해왔던 페퍼톤스인 만큼, 이번 앨범에도 타이틀곡 '라이더스'를 비롯해 '코치', '다이브!'(dive!) 등 심도 깊은 가사에 싱그러운 리듬의 곡들을 담았다. 늘 '청춘'이라는 주제와 함께 했던 페퍼톤스가 그들만의 정체성을 더욱 굳건히 한다.

페퍼톤스의 20주년 기념 앨범 '트웬티 플렌티'는 17일 오후 6시 발매되는 가운데, 최근 이들은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20주년을 맞은 소감과 신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오랜 시간 음악과 함께 우정을 이어온 페퍼톤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페퍼톤스 신재평(왼쪽), 이장원/ 사진제공=안테나

-20주년을 맞은 소감을 밝힌다면.

▶(이장원) 저희가 10주년에 비해서 20주년은 두 배 자랑스러운 게 아니라 몇 배는 자랑스러운 것 같다. 10주년 때, 저희가 10주년 기념 공연을 하기는 했는데 그때도 할까 말까 논의를 깊이 있게 했었다. '10주년 가지고 뭘'이라는 생각이었다. 우리가 10년 했다는 게 뭐 자랑이라고 할 정도로 민망했다. 근데 20주년은 무게감이 조금 다르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래도 국물 맛이 조금 나는 그런 느낌이 아닐까 싶다. (데뷔 후) 20년이 지났는데, 여전히 겸연쩍은 마음은 있지만 이 정도 되면 그래도 자랑스럽게 얘기를 할 수 있겠다 싶더라.

▶(신재평) 시간이 너무 빠른 것 같다. 한해 한해 할 수 있는 일들, 해야 되는 것들을 열심히 하다 보니 눈 깜짝할 새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신기하기도 하고 '오래됐네' 싶은, 신기한 기분이다.

-데뷔를 했던 2004년에는 20년간 함께 할 것이라고 생각했나.

▶(신재평) 전혀다. 뜬구름 잡듯이 했던 얘기들은 '환갑 때 노래 부르는 게 꿈이다'라는 것들이다. 오늘처럼 저희가 40대 중반의 나이가 되어서 나란히 앉아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음악을 발표할 것이라고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다. 믿어지지 않는 부분이다.(웃음)

-그만큼 오랜 우정을 유지해 오는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장원) 우정은, 사실 잘 모르겠다. 우정 마케팅은 안 하려고 한다.(웃음)

▶(신재평) 그래도 장원이가 착해서 20년을 할 수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참 복인 것 같다. 친구라는 게 오래 가는 친구들이 있고 그대로 소중한 거고 한데, 점점 그런 친구들이 적어지는 것 같다. 저희 같은 경우에는 동업을 하는 거다 보니 민감한 부분에서 부딪히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에서도 무던하고 수더분하게 온 것 같다. 그런 부분에서 장원이가 착한 것 같다.

▶(이장원) 페퍼톤스는 세계 정복을 넘어서 우주정복을 하겠다는 대단한 꿈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어떻게 보면 허황된 꿈을 가지고 시작한 밴드라고 보시면 될 것 같은데 그만큼 저희에게는 이 밴드가 그저 재밌는 일로 시작한 거였다. 지금은 이게 생계가 됐지만 시작할 때는 우리끼리 '이게 멋있을 거야' 생각하면서 했던 거였다. 물론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었지만 밴드를 운영함에 있어서 우리 둘의 서로의 견해 차이가 같이 음악을 하는 것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서로 노력했다. 밴드보다 친구로 시작했으니, 재평이가 '장원이가 착해서'라고 했지만 물론 제가 양보했던 걸 생각하면 그거 나름대로는 있다.(웃음)

하지만 재평이가 저에게 양보한 부분도 정말 많다. 재평이는 언제나 전업 뮤지션을 꿈꿔왔고, 저는 페퍼톤스를 유지하기 위해서 둘 다 이걸로 먹고 살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이건 재미로 두고 '내가 공부를 더해보겠다' '일을 해보겠다'고 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재평이는 '그럼 그렇게 해보자'라고 얘기가 오갔다. 어쨌든 우리 둘 만족할 모양을 만들어가보자가 있었다. 생계의 수단 보다는 자아실현, 기쁨을 위해 이 일을 해보자고 했던 게 비결이라면 비결인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좀 멋있게 얘기한 것 같은데.(웃음)

-전업 뮤지션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건가.

▶(이장원) 그거는 음악적인 것과는 상관없이 현실적인 것, 마인드에 대한 부분이었다. 제가 (박사 과정을 다니다가) 학교를 그만둔 게 3년이 됐다. 굉장히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다.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고민, 제가 하던 공부를 계속하거나 포기하거나 하는 건 음악과는 별개로 그냥 고민을 계속하던 부분이었다. 그거는 쉽게 끝나지 않을 고민이었다.

<【N인터뷰】 ②에 계속>

taeh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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