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진 바다, 하얗게 질린 산호

홍정수 기자 2024. 4. 17.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기후변화 여파로 전 세계 바다에서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白化)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산호초감시국(CRW)은 15일 "산호초가 있는 전 세계 바다의 54%가 백화 현상을 일으킬 수준의 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해 겨울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산호초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세계 54% 백화, 역대 최대”
수온 높아져 공생 조류 뱉어내
지난해 5월 카리브해에 위치한 미국령 버진아일랜드 인근 바다의 산호 모습(왼쪽 사진). 해수온 상승으로 5개월만에 완전히 백화됐다. 사진 출처 미국 국립해양대기청
기후변화 여파로 전 세계 바다에서 산호초가 하얗게 변하는 ‘백화(白化)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높아진 수온이 정상적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산호초의 대규모 폐사와 심각한 환경 파괴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 산하 산호초감시국(CRW)은 15일 “산호초가 있는 전 세계 바다의 54%가 백화 현상을 일으킬 수준의 열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화 현상은 1998년 처음 발견됐고 2010년, 2014∼2017년에 이어 올해까지 총 4차례 관측됐다.

이미 세계 최대 산호초 군락인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는 올해 약 80%에 백화를 겪으며 큰 피해를 입었다. 미국 플로리다주 인근 해안에서는 급격한 해수 온도 상승으로 일부 산호들이 백화 현상을 겪을 새도 없이 조직 표면이 벗겨지면서 곧바로 죽었다.

일각에서는 올해 백화 현상이 4차례 중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CRW의 감시 책임자인 데릭 맨젤로 박사는 가디언에 “열 스트레스를 받는 산호 지역이 매주 약 1%씩 증가하고 있다”라며 올해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산호초가 해양 면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전체 해양 생물의 4분의 1에 서식지를 제공하는 등 생물 다양성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산호는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조직 내에 공생하던 조류를 뱉어내면서 색을 잃고 성장도 멈춘다. 또한 해수온이 떨어져도 질병에 취약해지고 번식력이 약화된다.

지난해 평균 기온은 1850년 관측 이래 사상 최고였던 14.98도를 기록했다. 또 지난해 겨울 ‘엘니뇨’(적도 부근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올라가는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 세계 산호초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미 CNN은 “2050년경 지구 온도가 현재보다 약 2도 오르면 전 세계 산호의 99%가 죽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