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총선에 쏟아낸 SOC 공약, 실현 가능성 있을까

경기일보 2024. 4. 1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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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총선에서 여야 당선인들이 선거 기간 내놓은 사회간접자본(SOC) 공약이 엄청나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식으로 경쟁하듯 쏟아냈다.

당선인들의 SOC 공약을 이행하려면 수백조원이 필요하다. 재원도 문제지만 공약이 같은 지자체 또는 타 지자체와 상충돼 지역 갈등이 예상된다. 수원과 성남의 공항 관련 공약이 대표적이다.

수원특례시의 민주당 당선인 5명(김승원·백혜련·김영진·김준혁·염태영)은 수원 군공항 이전에 한목소리를 냈다. 이전 부지에 첨단연구산업단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3선에 성공한 같은 당 송옥주 당선인(화성갑)은 ‘수원전투비행장 화성 이전 완전 백지화’를 공약해 충돌이 불가피하다.

성남의 서울공항도 공약이 엇갈린다. 민주당 김태년·이수진 당선인은 서울공항 이전을 공통 공약으로 제시했다. 여기에 세계적인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 구상도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안철수 당선인은 서울공항 이전은 “안보를 망치는 포퓰리즘 공약”이라며, 추가 고도제한 완화와 군사보호구역 부분 해제를 약속했다.

SOC 공약 중에는 정부가 추진하는 광역급행철도(GTX)와 관련된 것이 상당수다. 자기 지역까지 노선 연장, 경유 지선, 정차역 신설 등을 공약한 당선인만 30명이 넘는다. 도로 및 철도 개통, 고속도로 지하화 등의 건설·토목 공사도 수두룩하다.

수원의 당선인 5명은 신분당선 연장과 GTX-C노선·신수원(인덕원~동탄 복선전철)·수원발 KTX 조기 개통 및 지하철 3호선 연장 추진. 경부선 철도 지하화 추진 등을 공통 공약에 담았다. 평택의 민주당 당선인 3명(홍기원·이병진·김현정)도 GTX A·C노선 평택 연장 등을 공통으로 공약했다. 같은 당 박지혜(의정부갑)·이재강(의정부을)·민병덕(안양 동안갑)·서영석(부천갑)·임오경(광명갑) 등도 GTX 관련 공약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의 경우 김용태 당선인(포천·가평)이 인천공항~포천 GTX-E노선 추진과 지하철 7호선 옥정~포천 조기 개통 및 GTX-C 연결을 약속했다. 김선교 당선인(여주·양평)도 GTX-D 조기 추진(여주역), GTX-D 팔당 연장 추진, 양평~서울 고속도로 조기 착공 등을 공약했다.

병원 신설, 대형 투자 유치 공약도 많다. 국민의힘 김은혜 당선인(성남 분당을)은 24시간 어린이병원 유치를 내걸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화성을)은 제2국립암센터와 경기 남부 최대의 어린이병원을 공약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당선인(동두천·양주·연천)은 ‘제3롯데월드 동두천 유치’를 약속했다.

이런 공약들이 제대로 실현될지 의문이다. 공약을 안 지켜도 페널티가 없고, 또 당선되니 남발하고 있다. 재정 여건과 실현 가능성 없이 쏟아낸 공약은 지역 갈등을 유발하고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떨어뜨린다. 유권자들이 똑바로 지켜보고, 공약을 지키지 않는 의원들을 엄중히 심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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