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물가 안정 확신 얻기까지 더 오래 걸릴 수도”... 美 금리인하 더 늦어지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16일 기준금리와 관련해 인하 시점이 기대보다 더욱 늦어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섣불리 금리 인하에 나섰다가 오히려 경제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는 이날 오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캐나다 경제 관련 워싱턴 정책 포럼 행사에서 “최근 데이터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확신을 주지 못했다”면서 “확신을 얻는 데까지 예상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리는 현재 정책이 우리가 직면한 위험을 다루기 좋은 정도라고 생각한다”면서 “노동 시장의 강세와 인플레이션 진행 상황을 고려할 때 제한적인 정책이 더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했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가라앉지 않는 상황을 ‘위험’으로 인식한 발언으로, 연준은 현재 금리가 적정 수준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풀이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치를 (예전으로) 되돌렸다”고 전했다.
이날 파월의 발언은 예전보다 보수적으로 변한 것이다. 지난 3일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포럼에서 만해도 그는 “최근 수치가 단순한 (물가) 상승 이상을 의미하는지 판단하기에 아직 이르다”고 한 바 있다. 그러나 1, 2월에 이어 3월 소비자물가(CPI)도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면서 2월보다 오름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또 전날(15일) 공개된 지난달 미국의 소매판매는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탄탄한 경제상황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 상무부는 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기 0.7% 증가한 7096억 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는데, 전문가 전망치(0.3% 증가)를 크게 웃돌았다.
이날 파월의 발언 이후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11월 이후 처음으로 5%를 잠시 돌파하기도 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69%까지 올라섰다. 기준금리와 국채금리는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뉴욕증시는 이날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평균은 63.86포인트(0.17%) 오른 3만7798.97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지수는 10.41(0.21%) 내린 5051.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9.77포인트(0.12%) 떨어진 1만5865.25로 끝냈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기 예측을 점점 늦추고 있다. 이날 오후 3시 연준의 6월 금리 동결 확률은 83%로 9일(43%)에 비해 크게 올랐다. 7월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44.4%, 9월 인하 가능성은 70%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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