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의 소년과 소녀들이 이제 주인공···파리에 ‘대한민국 신 인류’가 뜬다[올림픽 D-100]

김은진 기자 2024. 4. 17. 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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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100년 만에 다시 프랑스 파리에서 하계올림픽이 열린다. 한 세기를 돌아 다시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지구촌 축제에서 대한민국 스포츠도 새 세대를 앞세워 새 역사에 도전한다.

7월26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제33회 하계올림픽에서 한국은 170~180명으로, 48년 만에 가장 적은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전처럼 금메달이 확실하다며 출발하는 선수도, 종목도 매우 적지만 선배들이 쌓아올린 탑에 도전하며 대한민국 스포츠를 끌어나갈 2000년대 이후 태생의 ‘신 인류’가 올림픽에 출동한다. 그 중 세계가 주목하는 금메달 후보들이 포함돼 있다.

황선우와 김우민(왼쪽)이 26일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후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3년생 황선우와 2001년생 김우민, 아시아 넘어 세계로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 수영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3개를 따냈다. 전부 박태환이 혼자,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에서 따냈다. 이제 MZ 세대로 넘어간 새 마린보이들이 파리에서 메달을 추가하러 나선다.

황선우(21)는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처음, 아시아에서는 65년 만에 자유형 100m 결승에 진출해 5위를 했다. 자유형 200m에서도 2012년 박태환 이후 9년 만에 올림픽 결승까지 나가 7위를 차지했다. 박태환이 퇴장한 이후, 다시는 나오지 않을 것만 같은 한국 수영의 새 히어로가 될 가능성을 드러낸 황선우는 이후 세계 무대에서 메달을 수집한 뒤 20대에 접어든 채 파리에서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 3연속 메달을 땄던 자유형 200m가 주력종목이다. 다비드 포포비치(루마니아), 매슈 리처즈(영국) 등과 함께 세계 수영이 주목하는 우승후보다.

황선우만 주목하고 있던 한국 수영에 새로 등장한 김우민(23)은 중거리 강자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3분42초71)을 세우고 처음 정상에 올랐다.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달고 출전하는 파리올림픽에서 역시 강력한 메달 후보다. 황선우, 김우민은 이호준 등과 함께 남자 계영 800m에서도 6분대 진입과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안세영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2002년생 안세영, ‘방수현 이후’의 마침표를 찍는다


안세영(22)은 처음 출전했던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천위페이(중국)에게 져 8강에서 탈락한 뒤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직 어렸던 10대, 국제대회마다 마주해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 천위페이에게 또 진 서러움을 참지 못했다.

그러나 안세영은 지금 당당히 세계랭킹 1위다. 지난해 전영오픈 결승과 항저우 아시안게임 결승을 비롯해 여러 번 마주친 천위페이를 잇달아 꺾었다. 더이상 ‘천적’이 아닌 ‘적수’다. 현재 천위페이는 랭킹 2위다. 그 뒤를 타이쯔잉(대만), 야마구치 아카네(일본), 카롤리나 마린(스페인) 등 전세계랭킹 1위들이 줄줄이 쫓고 있지만 안세영은 지난해 세계선수권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차지하고 이제 마지막 한 단계, 올림픽 금메달만 바라보고 있다. 한국 배드민턴은 1996년 애틀랜타 이후 28년 만에 올림픽 여자단식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임시현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개인 8강전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연합뉴스


2003년생 양궁 임시현, 10연패 도전 에이스


파리올림픽에서 한국이 가장 확실한 금메달을 기대하는 종목은 역시 양궁이다. 특히 도쿄올림픽에서 9연패의 위업을 이룬 여자 단체전은 반드시 왕좌를 사수해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안고 출격한다.

얼굴이 완전히 바뀌었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해 도쿄 금메달리스트 안산, 강채영이 모두 탈락하고 임시현(21) 전훈영(30) 남수현(19)이 선발됐다. 그 중 2003년생 임시현이 에이스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 개인전, 혼성 단체전, 여자 단체전을 휩쓸어 한국 양궁 선수로는 37년 만에 아시안게임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은 올림픽보다 어렵다는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도쿄에서 올림픽 양궁 사상 첫 3관왕에 올랐던 안산에 이어 파리에서는 임시현이 그 타이틀에 도전한다.

우상혁이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높이뛰기 은메달을 차지한 뒤 태극기를 들고 세리머니 하고 있다. 연합뉴스


‘스마일 점퍼’ 우상혁의 진짜 도전


그리고 우상혁(28)이 있다. 군인 신분으로 출전했던 도쿄올림픽에서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고 박력 넘치는 경기와 매너로 큰 박수를 받았던 우상혁이 이제는 남자높이뛰기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우승후보가 되어 파리에 간다.

우상혁은 세계실내선수권대회 우승, 실외 세계선수권대회 2위(이상 2022년),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우승(2023년) 등 한국 육상 최초 기록을 이미 여럿 세웠다. “리우에서는 올림픽 출전 자체에 의의를 뒀고, 도쿄에서는 세계 정상권에 진입한 것에 만족했다. 파리에서는 무조건 메달을 따낼 것”이라며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육상의 올림픽 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의 황영조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의 이봉주가 따낸 마라톤의 금메달 2개뿐이다. 트랙&필드에서는 전무한 올림픽 메달을 우상혁이 따낼 것이 아주 유력하다. 색깔이 문제일뿐이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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