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하철 범죄 역대 최다인데, 제압도 체포도 못 하는 보안관

2024. 4. 16.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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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3546건에 달했다고 한다.

상황이 벌어지면 서울교통공사 소속인 지하철 보안관이 초동 대처를 하지만 범죄자를 제압하거나 체포할 법적 권한이 없어 현장 대응력이 크게 떨어진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중교통인 지하철은 좁은 공간에 인파가 밀집해 있어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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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지하철 보안관들이 서울 지하철 2호선을 순찰하고 있는 모습.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서울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3546건에 달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거의 10건이다. 흉기 범죄도 잦아지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신당역 흉기살인 사건에 이어 합정역에서도 50대 남성이 승객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중상을 입는 일이 있었다. 성추행이나 몰래카메라 촬영, 취객 난동 같은 일들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지하철역에서 무차별 테러를 벌이겠다는 예고 글이 여러 사이트에 올라와 시민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

상황이 벌어지면 서울교통공사 소속인 지하철 보안관이 초동 대처를 하지만 범죄자를 제압하거나 체포할 법적 권한이 없어 현장 대응력이 크게 떨어진다. 근무복을 입었을 뿐 일반 시민과 다를 바 없어 가해자를 말로 타이르거나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붙들고 있는 게 전부라는 것이다. 범죄자가 보안관에게 흉기를 휘두르는 아찔한 상황에서도 속수무책일 때가 많다. 지하철 경찰대가 있긴 하지만 인원이 소수여서 적시 출동이 쉽지 않고, 이마저 경찰청에서 해체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승객들로선 범죄 위험으로부터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대중교통인 지하철은 좁은 공간에 인파가 밀집해 있어 범죄나 사고가 발생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의 대도시 지하철 안전요원들은 경찰에 준하는 특별사법권을 갖고 있고, 네덜란드도 대중교통 운영기관에서 경찰력을 행사한다. 우리 국토교통부 산하에 철도경찰이 있고 산림청도 산림경찰을 두고 있는데, 지하철이야말로 실효성 있는 공권력 집행이 중요한 현장이다. 지하철 보안관들이 든든하게 시민들을 지킬 수 있도록 합당한 수준의 권한을 부여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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